20년 전 20만달러 들고 창업…6조원대 종합금융회사로 일궈
"이익 없이는 성장도 없다"
스톡옵션으로 직원 동기부여
[ 허란 기자 ] “모디노믹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정책)의 가장 큰 성과는 거시경제 지표가 안정됐다는 점입니다. 인도 경제는 3년 연속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대를 달성했습니다.”
라셰시 샤 인도 에델바이스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와 내년 인도 GDP 증가율은 7.4~7.5%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민간투자가 부족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 당선 이후 정부 투자 확대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제조업을 키웠지만 민간 기업의 재무제표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샤 회장은 인도 민간은행인 ICIC은행의 주식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인도 정부가 금융시장을 민간에 개방하자 1996년 동료 두 명과 창업했다. 그의 나이 33세 때였다.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창업해 국내 최대 증권회사를 일군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닮은꼴이다. 초기 투자금은 2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여 년 만에 에델바이스그룹은 자산 규모 3700억루피(약 6조5000억원), 직원 7000명의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531억루피(약 9345억원), 순이익 41억루피(약 721억원)를 올렸다.
그는 회사가 고속 성장한 비결로 스톡옵션을 꼽았다.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줌으로써 주인의식을 높인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인도 금융회사 특유의 성과주의도 한몫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과로 나타난다”며 “이익이 없으면 성장이 없고 성장이 없으면 이익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샤 회장은 “인도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은 4억 명에 달하는 중산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LG TV와 삼성 휴대폰을 사는 계층”이라며 “젊은 중산층을 겨냥한 ‘어포더블하우스(소형 아파트)’는 인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어포더블하우스는 면적 55~74㎡ 규모로 3만~4만달러 정도의 저렴한 아파트를 뜻한다.
샤 회장은 인도상공회의소(FICCI) 부회장을 맡고 있다. 1927년 설립된 FICCI는 인도 내 25만여 개 민간·공공기업, 글로벌기업의 네트워크 조직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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