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편하게 일해야 모두 행복하죠"

입력 2017-06-21 18:52   수정 2017-06-22 01:38

오동은 피스카스 한국지사 대표
직원 80% 여성, 판매원도 정규직
재택근무·탄력근무제도 운영



[ 김정은 기자 ] 사우나와 자일리톨껌, 산타클로스로 유명한 나라 핀란드. ‘핀란드 국민그릇’으로 불리는 이딸라는 136년 된 주방용품 브랜드다. 262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로열코펜하겐은 덴마크 왕실에서 쓰는 최고급 식기다. 이 두 브랜드는 핀란드의 피스카스그룹 소속이다. 이들을 국내에 들여와 마니아층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이가 오동은 피스카스한국지사 대표(사진)다.

지난 19일 서울 대림동의 한 미술관에서 열린 ‘이딸라와 함께하는 핀란드 미드서머 파티’에서 만난 오 대표는 “‘미드서머’는 낮이 가장 긴 날, 즉 하지인데 핀란드 전역에서 밤늦게까지 큰 축제가 벌어진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이딸라 제품으로 먹고 마시며 핀란드 현지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하지(21일)를 앞두고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1649년 설립된 피스카스그룹은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한국에는 1994년 지사를 설립했다. 북유럽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불경기에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딸라는 2014년 한국에 들어와 10여 개의 매장이 있다. 인기품인 유리 새 공예품 ‘토이카 새’는 장인이 뜨겁게 달군 유리를 파이프 관으로 불어 만드는 수작업으로 생산한다. 오 대표는 ‘한국 소비자에게 더 다가가자’는 생각에 핀란드 본사에 건의해 한식기 ‘떼에마 띠미’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피스카스한국지사의 전체 임직원 60여 명 중 80% 이상이 여성이다. 백화점 등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직원도 정규직이다. 여성 직원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와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 대표는 “남편의 일본 파견근무를 따라가게 된 직원을 위해 일본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며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져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1989년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그릇 ‘코렐’로 유명한 한국월드키친에 입사해 사장까지 올랐다. 2011년 9월부터 피스카스한국지사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주방용품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주말에는 대학생인 두 딸을 비롯해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열혈 워킹맘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학부모 참석 행사가 있으면 저와 남편, 시부모님 중 시간이 되는 사람이 돌아가면서 참석했다”며 “가족이 ‘공동 육아’를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노동의 의미’를 자연스레 체득하며 성장한다”며 “아이가 행복해야 엄마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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