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급락 직전 주식 처분…금융위, 임직원 불공정거래 조사

입력 2017-06-21 19:57  

'리니지M' 관련 악재 발표 전, 일부 임원 보유 지분 매각
회사측 "세금 마련 위해 판 것"
공매도 물량도 사상 최대 몰려



[ 김익환 / 유하늘 기자 ] 금융위원회가 엔씨소프트 임직원의 불공정 거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이 회사 임직원이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등 내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정황이 있어서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관계자는 21일 “엔씨소프트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이 회사 임직원이 주식을 대거 처분해 손실을 회피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내부자 거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 11.41% 하락한 36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가 21일 출시한 게임 ‘리니지M’에 아이템거래소 시스템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게임 이용자가 아이템을 사고파는 거래소 시스템을 제외하면 리니지M 수익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지난 13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보유 주식 8000주를 전량 매각했다.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에 공매도 물량이 대거 몰린 것도 불공정 거래 혐의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날 이 회사 공매도 거래량은 19만6256주에 달했다. 이 회사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배 부사장이 보유 주식을 매각한 13일부터 20일까지 공매도 거래량은 하루평균 6만2404주에 달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량(1만6710주)의 네 배 가까운 규모다.

최근 불공정거래 혐의로 한미약품과 한화테크윈 임직원이 검찰 조사를 거쳐 처벌을 받은 만큼 엔씨소프트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배 부사장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를 위한 납입금과 관련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판 것”이라며 불공정 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김익환/유하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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