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재해 안전지대 만들자] 올들어 산불 벌써 500건 육박…"중·대형 진화 헬기 더 늘려야"

입력 2017-06-22 16:14  

피해면적 100㏊ 넘으면 대형산불
작년보다 피해면적 250% 증가
경기·강원 지역에서 많이 발생
산림청, 산불대응체계 강화
무인감시카메라 더 늘리고
야간 진화 가능한 헬기 확충



[ 임호범 기자 ]
지난 6일 강원 강릉시와 삼척시, 경북 상주시 등 세 곳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애써 가꾼 숲 1103㏊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림피해 면적은 삼척 765㏊, 강릉 252㏊, 상주 86㏊였다. 피해 금액은 입목피해 117억8700만원과 임산물 피해 1억2500만원 등 모두 119억2100만원에 달했다. 주택 36가구가 불에 타 8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사망 2명, 부상 6명)도 났다. 피해면적 100㏊ 이상이면 대형 산불로 분류한다. 6일 발생한 삼척, 강릉 산불도 대형 산불에 속했다. 대형 산불이 2013년 울산 울주군 280㏊ 소실 이후 4년 만에 발생한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산불 494건이 발생해 산림 1281㏊가 소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1건, 363㏊보다 건수는 54%, 피해 면적은 253% 증가한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 봄 산불은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하고 영동지방 강풍 특보 등의 기상요인, 휴일 증가 등으로 예년보다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157건, 32%), 쓰레기 소각(82건, 16%), 논·밭두렁 소각(81건, 16%)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건조특보가 많았던 경기(139건)와 강원(83건)이 전체 산불 건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피해 면적은 강원(1104㏊)과 경북(105㏊)이 94%를 점유했다. 피해 규모별로는 1㏊ 미만 465건(94%), 1~5㏊ 미만 25건(5%)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30㏊ 이상 산불은 모두 4건(1%)이었다.

산림청은 산불을 줄이기 위해 산불 가해자 처벌 수위를 높이고 대형 헬기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산불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산불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산불방지사항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최고 10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으로 올렸다. 동시다발 대형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강풍에 강하고 야간 진화가 가능한 중·대형급 산불 진화헬기를 2025년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대형 산불 3건을 포함해 산불 15건이 동시 다발했을 때 적정 진화헬기 대수는 90대다. 하지만 현재 진화헬기는 산림청 33대, 지방자치단체 15대, 군·소방 등 유관기관 14대 등 62대에 머물고 있다.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났을 때 초동진화를 강화할 수 있도록 군과 소방 등 유관기관 헬기를 신속히 동원할 수 있는 지휘체계도 구축했다. 산불감시원, 산불예방진화대 등을 확대하고 주요 등산로 입구 등에 밀착감시형 산불 무인감시카메라를 늘려 입산자 계도·홍보와 가해자 검거에 활용할 계획이다.

산불예방진화대는 진화 출동과 함께 인화물질 사전 제거 등 산림 인접지 예방사업을 강화하고, 산림 바이오매스 수집단은 산불 확산 요인으로 지적된 산림 내 목재 부산물을 제거해 재활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리적·기후적 영향으로 봄철 대형 산불 위험이 큰 강원·경북 동해안 지역에 산림청과 지자체 임차헬기를 추가 배치하고, 동해안 산불방지 통합지휘본부를 설치한다. 국민안전처와 협의해 산불 재난 문자 발송주체를 지자체로 일원화하고 산불 발생, 대피 권고, 대피 명령 등 단계별로 발송 기준을 명확히 해 재난 정보가 신속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번 산불을 교훈 삼아 미흡했던 산불대응체계를 개선하고 재난성 대형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국민도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지킬 수 있도록 산불 예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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