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기업문화 진단할 땐 3단계로 나눠 점검하라

입력 2017-06-22 17:17  

Let"s Master
기업문화 (2)

(1) 현황 파악 및 설계
진단 목적·범위 명확히 해야

(2) 진단 및 분석
조사결과 절대치 비교는 금물

(3) 개선안 도출
불만에 문제 해결 실마리 있다




우리 회사 기업문화 현황은 어떤지 어떻게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을까. 기업문화 진단은 크게 △현황 파악 및 설계 △진단 및 분석 △개선안 도출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문화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경영진과 담당자가 꼭 기억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1. 진단 목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시작

건강검진에도 종합정밀검진과 부분검진이 있듯 진단 목적에 따라 설계의 깊이와 방향이 달라진다. 담당 부서에서 추진하는 기업문화 프로그램이 효과적인지, 임직원이 업무 상황에서 핵심 가치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지, 핵심 가치 실천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제도 및 관행에 대해 직원들이 인식하는 수준은 어떤지 등 여러 질문을 구체적으로 던져보고 설문 및 인터뷰 범위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2. 설문조사 해석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의 성적표가 아니다. 건강검진 결과표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보통 설문조사 결과의 숫자만 놓고 어느 지점부터가 긍정인지 부정인지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은데, 숫자의 절대치가 아니라 조직과 직급별 비교 시 상대적으로 낮거나 높은 문항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 또 설문 내 비슷한 문항과 인과관계가 있는 문항의 수치를 비교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영업조직의 과장급 이하에서 핵심 가치 실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구체적 가이드 부족인지, 관리자의 리더십 때문인지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표적집단면접(FGI)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 파악해야

갑자기 몸에 열이 나고 오한이 있는 증상만 보면 단순히 감기몸살이라 여기기 쉽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면역력이 떨어져 몸 안에 생긴 염증일 수도, 지병으로 인한 합병증일 수도 있다. 감기약과 해열제 투여는 임시방편일 뿐 병의 근본 원인을 고치지 않으면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많은 기업에서 도입하는 회의문화 개선, 직급 및 호칭체계 파괴, 조기 퇴근 제도 등 프로그램 중심의 처방이 이벤트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상을 따라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며 근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현상이 보통 몇 가지 원인으로 귀결되는데, 특정 계층의 리더십이나 오랜 시간 축적해온 관행, 원칙과 일관성 없는 제도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도 많다.

#4. 불만 속에 문제 해결 실마리 담겨 있어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그룹보다는 불만을 가진 그룹에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할 때 평소 조직 내에서 영향력 행사자나 설문조사 부정 응답자를 포함해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인터뷰는 현황 파악을 위한 과정이지 회사를 향한 일방적 건의와 불만 토로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인터뷰 목적과 취지를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인터뷰 진행을 통해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대상자가 생각하는 문제의식에 충분히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도 한다.

#5. ‘공급자’ 아니라 ‘사용자’ 입장 고려해야

기업의 핵심 가치와 개인별 가치관의 우선순위 차이(gap)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줄여 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저항과 피로를 줄일 수 있는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때로는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각 그룹 특성을 반영한 타깃별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같은 독서 모임이라도 연구부서는 학습·토론 중심, 영업부서는 티미팅이나 사례 공유 위주로 가벼운 접근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6. 익명성 유지…정기적 모니터링 필수

마지막으로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할 때 대상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익명이 보장되는가 여부다. 이 때문에 설문 및 분석은 자체적으로 수행하더라도 설문조사와 인터뷰 진행만큼은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3자나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맥박을 점검하듯 정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수다.

1~2년에 한 번 정기 설문조사 및 FGI를 통한 개선 정도와 반응을 점검해 개선 활동이 지속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양나래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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