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정 기자 ]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방안을 내놓은 기업들의 주가가 엇갈렸다.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부국증권은 상승세를 탔지만,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한 SK케미칼 주가는 미끄러졌다.
부국증권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00원(7.51%) 오른 2만435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3.62%까지 뛰며 1년 최고가(2만8000원)를 찍기도 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내놓은 ‘보통주 200만주(발행주식 총수의 19.3%) 공개 매수’ 공시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 감소로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행하는 핵심적인 주주 친화 방안으로 꼽힌다.
반면 전날 보유 자사주 13.3% 가운데 8.0%를 소각하겠다고 공시한 SK케미칼은 반대로 움직였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당순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사주 매각보다 강력한 주주환원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SK케미칼은 22일 장이 열린 직후 1년 최고가(8만1200원)를 찍은 뒤 고꾸라져 5300원(6.71%) 하락한 7만3700원에 마감했다.
전날 함께 공시한 자사주 매각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케미칼은 보유 자사주 중 소각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5.33%를 오는 9월20일까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겠다고 공시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각 결정에 따른 대규모 매도물량 출현 부담(오버행)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SK케미칼이 단기 조정을 마친 뒤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바뀌면 기업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날 하이투자증권(11만1000원) 유진투자증권(10만원) 삼성증권(9만3000원) 등은 자사주 소각과 지주사 전환이 주주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SK케미칼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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