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부회장 기조강연
한국 제조업체들 생산성 위기 극복 위해 디지털 혁신 서둘러야
지멘스 산업인터넷 OS
빅데이터로 가상공간 만들어 제품개발·공정개선 '척척'
[ 김순신 기자 ]
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은 “한국은 디지털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라고 22일 말했다. 그는 이날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 2017’ 기조강연에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준을 제조업에서 올리고 있지만 노동비용이 세계적으로 높고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생산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제조기업은 디지털 혁신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인구절벽 해답은 디지털 혁신
부시 부회장은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세계 GDP(연평균 증가율 3.6%)의 절반은 생산성 향상에서, 나머지 절반은 인구 증가에 힘입어 늘어났다”며 “인구 증가가 멈추는 사회에선 결국 전통기업을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시켜 성장 둔화 문제를 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더불어 일본 유럽 등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시 부회장은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도시화를 꼽았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생기는 수도, 교통 등 공공인프라 부족 문제를 한정된 자원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시 부회장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무인화하면 현재 설비로도 수송 인원을 30% 이상 늘릴 수 있다”며 “친환경 빌딩을 세워 기존 빌딩보다 20% 이상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도 디지털 기술 활용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가상공간에서 공정 개선
부시 부회장은 지멘스의 개방형 산업인터넷 운영체제(OS)인 ‘마인드 스피어’를 소개하며 디지털 혁신으로 변하는 사업 환경을 설명했다. 마인드 스피어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기기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데이터센터에 연결하는 운영체제다.
마인드 스피어는 기기가 보내는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개발은 물론 공정까지 개선한다. 우선 기기가 보내는 데이터를 이용해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모델(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만든다. 이후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제품 개발부터 공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실험을 한다. 생산라인에 있는 작업자의 키와 체형에 따라 최적의 운영 시스템으로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식이다. 기기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가상공간에서 이뤄진다.
부시 부회장은 “마인드 스피어를 활용하면 일이 한 곳으로 몰리는 병목 현상을 사전에 발견해 공정을 개선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마인드 스피어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앱(응용프로그램)이 개발돼 철도, 운송, 빌딩 효율성 개발 등에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부회장은 마인드 스피어를 활용해 서울시의 환경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은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뉴욕보다 두 배나 높은 인구 밀도 속에서 살면서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대중교통 시스템과 스마트 빌딩,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그리드를 연결해 최적화하면 2030년엔 전체 인구의 70%가 대중교통을 활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보다 40% 줄어든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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