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앞 벙커 사라진 10번홀…예상보다 어려워 새 '복병'으로
[ 서기열 기자 ] 아름다운 장미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도사리고 있었다.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파72·6592야드) 15번홀(파3·157야드)은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어우러져 대회 코스의 ‘상징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동시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7’ 대회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이기도 하다. 버디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데다 공을 벙커에 빠뜨리면 어김없이 한 타를 잃어 대가를 치러야 했다.
◆보기 속출한 15번홀
15번홀은 이 대회 1라운드에서 평균 타수 3.252타로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버디에 성공한 선수는 6명에 불과했지만 보기를 기록한 선수는 39명에 달했다. 보기가 가장 많이 나온 홀이었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오지현(21·KB금융그룹)도 15번홀을 가장 어려운 홀로 꼽았다. 그는 “거리가 긴 파3홀이라 롱아이언(6번)을 잡을 수밖에 없어 공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뒷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그린 공략이 까다롭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2라운드가 열린 23일에도 선수들은 이 홀에서 어김없이 고전했다. KLPGA투어에서 힘과 정교함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김해림(28·롯데)도 15번홀에선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벙커에 빠뜨렸다. 벙커에서 퍼올린 공은 홀을 스쳐 5m 뒤에 멈춰 보기에 그쳤다. 이소영(20·롯데)도 벙커에 공을 빠뜨렸고, 이지현(21·문영그룹)은 티샷을 홀 왼쪽 언덕 뒤로 넘기는 등 보기가 속출했다.
15번홀은 티샷을 홀과 그린 입구 사이 좁은 공간에 떨어뜨리는 정교함이 필요한 홀이다. 대다수 선수는 공을 홀 왼쪽이나 뒤쪽 5~6m 지점으로 보내는 등 그린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민선5(22·CJ오쇼핑)는 티샷을 홀 앞 3m 지점에 떨어뜨리며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퍼팅한 공이 홀 앞에서 멈춰 파에 만족해야 했다.
라운드의 첫 관문인 1번홀(파4·376야드)은 선수들에게 ‘냉탕 온탕홀’로 작용했다. 버디도 많이 나왔지만 보기도 많이 나왔다. 1라운드 평균 타수는 4.183타로 두 번째로 어려웠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킨다 해도 경사 때문에 두 번째 샷을 공보다 높은 지점에 서서 쳐야 했다. 장타자 장하나(25·비씨카드)와 노련한 홍란(31·삼천리)은 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승부홀 파5홀을 공략하라
파5홀에선 버디가 쏟아지며 상위권으로 가는 지름길 역할을 했다. 1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버디가 나온 홀은 11번홀(530야드)이었다. 39개의 버디가 나왔다. 131명의 선수 가운데 30%가량이 버디를 잡은 셈이다. 4번홀(509야드)을 비롯해 18번홀(527야드)과 6번홀(537야드)에서 각각 24개, 33개, 25개의 버디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면 승부를 뒤집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보다 쉬울 것으로 예상됐던 10번홀(파4·377야드)은 복병으로 부상했다. 지난해까지 있었던 그린 앞 벙커가 사라지면서 선수들이 타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1라운드 평균 타수가 4.137타로 다섯 번째로 어려웠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핀 옆에 공을 붙이기 어려운 데다 2단 그린의 윗부분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파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린도 어려워 1라운드에서 두 번째로 많은 보기(29개)가 나왔다.
3, 4라운드에서는 핀 위치가 1, 2라운드보다 어렵게 조정될 예정이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3, 4라운드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그린을 놓치면 파 세이브하기 어려운 곳에 꽂을 예정”이라며 “아이언샷의 정확도를 높인 선수들이 우승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CC=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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