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오레스트 설립, 올해 1만개 판매 목표
연내 체험카페 100여곳 개장 "생활과학 기업으로 키울 것"
[ 이우상 기자 ]
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전동시트용 스위치를 공급하는 덕일산업이 안마의자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자회사 오레스트를 설립했다. 지난 5월 전자랜드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에 나섰다. 유기덕 덕일산업 회장은 “자동차 시트 부품을 제조하던 기술을 적극 응용할 수 있는 신사업을 찾던 중 안마의자에 도전하게 됐다”며 “올해 안마의자로만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전동시트 스위치 세계 3위
1993년 설립된 덕일산업은 자동차 부품 전문 제조업체다. 설립 초기에는 자동차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퓨즈박스 등을 생산하다 2003년부터 전동시트용 스위치를 현대차에 공급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대차에 스위치를 공급하던 일본 기업 경쟁사가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이 덕일산업에 기회가 됐다. 당시 덕일산업은 기아자동차 카니발과 소렌토 등에 들어가는 스위치 부품을 소량 공급하며 신뢰를 쌓던 중이었다. 유 회장은 “국내에 경쟁사가 없어 납품가에 거품이 상당했다”며 “경쟁사 대비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추고 품질은 개선한 덕분에 고객사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NF쏘나타와 그랜저TG 전량에 덕일산업이 제조한 스위치가 들어갔다. 요즘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현대차 전 차종에 덕일산업 스위치가 쓰인다.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동시트용 스위치 시장에서 덕일산업은 미국 FCI, 일본 오므론에 이은 세계 3위다. 지난해 매출 900억원 중 50%를 전동시트용 스위치가 차지했다. 내수와 수출 비중은 50 대 50이다.
M&A 통해 중견기업 도약
덕일산업은 올 2월 차량 실내 조명을 생산하는 부품기업 승보오토모티브를 인수했다. 연결 매출이 1500억원을 넘어 중소기업을 졸업했다. 직원은 1000명이 넘는다.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 세제 혜택 등 중소기업으로서 받던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유 회장은 돌파구를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 안마의자가 첫 시도다. 그는 “열이 나는 발열시트는 물론 시트 안에서 움직이는 요추 받침대 등 시트 속에 넣는 부품만 14년째 제조하고 있다”며 “고가 일본산 안마의자 못지않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우수한 ‘메이드 인 코리아’ 안마의자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이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기술력 때문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20%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대당 수억원에 이르는 사출 장비는 5년 주기로 교체한다. ‘새로 나온 기계가 가장 품질이 좋다’는 것이 유 회장 지론이다. 대당 50억원에 이르는 내구성 시험장비도 자체 보유하고 있다.
“렌털 대신 직접 판매”
오레스트의 올해 안마의자 판매 목표는 1만 대다. 연간 4만5000개를 제조할 수 있는 생산라인도 구축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렌털 방식 대신 판매 방식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유통마진 등을 최소화해 소비자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안마의자 외에 스탠드, 일반 의자 등도 지난달 내놓았다. 유 회장은 “올 하반기 국내 100여 곳에 안마의자를 체험할 수 있는 카페를 열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며 “오레스트를 생활과학 전문기업으로 키워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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