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갈림길에 선 디젤차, 경유값 올리면 '타격 불가피'

입력 2017-06-26 13:40   수정 2017-06-26 13:42

작년 신규 등록 디젤차 87만2640대
전체 등록 대수 중 47.9%로 비중 커
운수업 종사자, 소상공인 등 부담
친환경차는 SUV까지 영역 넓혀




경유(디젤)차가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미세먼지 주범으로 찍힌 데 이어 경유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자동차업계에는 경유값 인상이 결정된다면 디젤차 판매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책연구기관들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보고서의 결론을 냈다.

앞서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국책연구기관에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에너지 세제 개편 연구용역을 맡긴 바 있다.

용역안에는 현재 100 대 85 대 50인 휘발유와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특히 경유 가격을 최소 90 보다 높게 올리는 것이 공통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안이 알려지자 디젤차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유값이 오를 경우 최대 장점인 고효율 연비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87만2640대로 전체의 47.9%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디젤차를 타는 30대 A씨는 “경유 가격이 오른다면 디젤엔진 모델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는 얘기도 있어 걱정스럽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유값 인상은 운수업 종사자와 소상공인 등 서민의 부담 또한 가중시킬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등록된 화물차와 승합차 중 디젤 모델은 그 비중이 각각 93.7%, 84.8%에 달한다.

국내 수입차 업체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자동차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작년 기준 새로 등록된 수입차 22만5279대 중 13만2279대(58.7%)는 디젤차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수입차 상위 메이커는 디젤 모델이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디젤차 구입시 긴 주행거리를 감안, 연료비를 가장 중요시한다”며 “경유 가격이 오르면 가장 큰 구매 결정 요인이 사라지는 것과 같아 판매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디젤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카(HEV) 등 친환경차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기아자동차의 소형 SUV인 니로 하이브리드는 올 들어 8300대가 팔리는 등 다시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엔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도 시장에 나왔다.

한국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L당 13.0㎞의 복합연비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은 1400대를 넘어섰다. 이밖에 렉서스 NX300h와 한국닛산의 무라노 등 다양한 차종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과 혜택 방향성을 보면 디젤차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이에 판매 모델 다변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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