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의 특수망 거치며 바람이 회전하면서 불어
먼지필터 장착제품 곧 출시
발명교실 운영하는 발명가, 보유한 특허만 30개 넘어
[ 이우상 기자 ]
선풍기 앞에 플라스틱 틀을 덧댄다고 바람이 더 강해질까. 비체룸이 내놓은 팬포머2를 같은 종류 선풍기 두 대 중 한 대에만 설치한 뒤 2m 떨어진 곳에서 직접 바람을 맞아봤다. 팬포머2를 설치한 쪽 선풍기 바람이 더 강하게 전해져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통일 비체룸 대표는 “팬포머2를 쓰면 바람이 퍼지지 않고 한 곳으로 집중돼 15m까지도 바람이 전달된다”고 말했다.
◆세계 유일 제품
비체룸이 지난 5월 내놓은 팬포머2는 일반 선풍기를 에어서큘레이터로 바꿔주는 조립 키트다. 김 대표는 “국내외 어느 기업에서도 내놓은 적이 없는 독창적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선풍기 날의 지름에 맞게 35㎝와 40㎝ 두 종류로 출시했다. 그는 “일반 선풍기에 비해 에어서큘레이터는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성능이 좋아 사는 가정이 많다”며 “팬포머는 에어서큘레이터 가격의 5분의 1만 투자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팬포머2 소비자가격은 1만9800원이다.
◆제트엔진 원리 채용
팬포머2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롯데홈쇼핑에서 2만 대 이상이 팔린 팬포머의 후속 모델이다. 홈쇼핑을 통해 팬포머의 인기를 확인한 비체룸은 기술정보진흥원에서 1억2000만원을 지원받아 편의성과 성능을 개선한 팬포머2를 개발했다. 팬포머2는 팬포머보다 설치가 간편해졌다. 쇠로 된 나사를 이용하는 대신 플라스틱 나사를 이용해 공구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선풍기 머리 앞쪽에 팬포머를 맞춘 뒤 플라스틱 나사 네 개만 조이면 설치가 끝난다. 바람을 모아주는 특수망 형태도 개선해 풍속 증가율을 30%에서 52~90%로 높였다. 김 대표는 “올 4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 팬포머2가 선풍기 풍속을 최대 90%까지 높여줄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추가 전력을 쓰지 않고도 팬포머만 붙이면 바람이 강해지는 이유는 제트엔진에 쓰이는 노즐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선풍기 바람이 팬포머의 나선형 특수망을 지나면 회전하게 된다. 김 대표는 “바람이 회전하며 불어나가기 때문에 더 멀리 강하게 날아간다”며 “회전하는 총알이 더 멀리 직진해서 날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하반기엔 수출도
김 대표는 본인의 직업을 ‘발명가’라고 소개했다. 그가 보유한 특허만 30개가 넘는다. 전북 전주에서 발명교실을 운영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본업이었다. 김 대표는 “학생들에게 내가 개발한 발명품이 널리 쓰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팬포머가 상용화되고 시장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비체룸은 팬포머에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필터를 장착한 제품을 8~9월 내놓을 예정이다. 올 하반기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선풍기 시장 규모는 한국의 100배”라며 “올해 팬포머 10만 대를 국내외에서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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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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