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벙커샷…버디로 연결
잭 니클라우스·타이거 우즈 이어
24세 이전 두자릿수 우승 기록
[ 최진석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챔피언십(총상금 680만달러·약 77억원) 최종 4라운드가 열린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리버하일랜즈(파70·6844야드). 연장전에 접어든 조던 스피스(미국)가 18번홀(파4)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로 향했다. 침착하게 그린 지형을 살핀 스피스가 벙커샷을 했다. 모래와 함께 공중에 뜬 공은 그린에 오른 뒤 굴러가 그대로 컵에 들어갔다. 버디를 잡은 스피스는 클럽을 내던지며 폴짝 뛰었다. 경쟁자인 동갑내기 대니얼 버거(미국)는 버디 퍼팅에 실패하며 스피스에게 우승을 양보했다. 스피스는 이번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에 이어 24세 이전에 통산 10승을 달성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스피스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버거와 동타를 이룬 스피스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버거를 눌렀다. 지난 2월 AT&T페블비치 프로암 이후 스피스의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투어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1993년 7월생인 스피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골프사에서 우즈에 이어 가장 어린 나이에 통산 10승을 챙긴 골퍼로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만 24세가 되기 전 15승을 올렸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스피스는 이날 1~2번홀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흔들렸다. 특히 12번홀(파4)에서 보기를 써낸 데 이어 14번홀(파4)에서도 1.5m짜리 파 퍼트를 놓치며 버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스피스는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냈다. 하지만 차분하게 퍼올린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으며 승리를 낚았다. 생애 두 번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한 스피스는 “벙커샷이 그렇게 들어간 건 정말 엄청난 일”이라며 “이런 순간을 다시 겪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찰리 호프먼(미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달 AT&T바이런넬슨 대회의 공동 5위를 뛰어넘는 올 시즌 최고 순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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