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 5년내 3배 이상 올린다

입력 2017-06-26 18:53  

2022년 병장 월급, 67만6115원

2018년엔 병사 월급 최저임금의 30% 수준으로
5년간 4.9조 예산 필요

국방부, 재원 마련 방안 착수



[ 김채연 기자 ]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022년까지 병사 월급을 근로자 최저임금의 50% 선으로 인상하는 안을 26일 확정 발표했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병사 월급 인상과 관련해 “내년에 올해 최저임금(월 135만2230원)의 30%, 2020년 40%, 2022년에는 50% 선으로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 21만6000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에 40만5669원으로 오른다. 상병은 19만5000원에서 36만6229원으로, 일병은 17만6400원에서 33만1296원으로, 이병은 16만3000원에서 30만6130원으로 인상된다. 병장 월급을 기준으로 2020년 54만892원, 2022년에는 67만6115원이 된다. 이수훈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은 “이번 급여 인상 방안은 병사들의 사기 진작에 기여하고 강한 국방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병사 월급 인상안은 2020년까지 병장 월급을 70만원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애초 계획보다는 2년씩 늦춰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병사 월급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50%인 70만원 수준이 되도록 연차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병사 월급을 내년 두 배 수준으로 올리는 데 필요한 재원은 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추정했다. 또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근로자 최저임금의 50% 선까지 인상할 경우 4조90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수훈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은 “사병들의 사기 진작과 강한 국방을 위해 2022년까지 5년간 4조9000억원가량을 쓰자는 것”이라며 “국방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 재원이 국정기획위 예측보다 크게 늘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되거나 군인이 줄어들거나 해서 재원이 더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병사 월급 인상이 최저임금과 연계됨에 따라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빨리 오르면 병사 급여 상승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국정기획위는 늘어나는 급여를 활용해 병사들이 전역할 때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목돈 마련을 원하는 병사가 있으면 월급 가운데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예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는 선택 사항이지 강제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사병 급여 인상 조치는 군의 현대화와 우리 군의 정예 강군화 전략뿐 아니라 군 입대 적령기 인구 수가 줄어드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장교와 부사관 수는 점진적으로 늘리되 병사 수는 줄이는 국방 계획과도 연관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병사 급여 인상을 위한 재원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국방부는 지난 8일 ‘2018년 국방예산 요구안’을 발표하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내년 병사 월급을 최저임금의 3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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