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첫 일정은 '혈맹 상징' 기념비 헌화…미국 '백악관 만찬'으로 환대

입력 2017-06-28 17:59  

문재인 대통령, 워싱턴 도착…3박5일 '한·미 정상외교'

'블레어 하우스서 3박' 예우
미국 방문 역대 대통령 중 처음…트럼프, 문 대통령 내외 만찬 초대

취임 5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
동맹 강화·북핵·사드·FTA 등 양국 과제 논의할 듯



[ 손성태/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미동맹 강화, 북핵,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께 성남 서울공항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의 환송을 받으며 전용기편으로 출국했다.

◆美 도착 직후 장진호 기념비로 향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미 워싱턴DC에 도착한 직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기 위해서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중인 1950년 11월26일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까지 북진한 1만3000여 명의 미군과 12만 명의 중공군이 벌인 전투다. 이 전투에서 미군 1만4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미군은 격투 끝에 중공군 남하를 막아냈다. 덕분에 북한 주민 20만 명이 남한으로 피란한 ‘흥남 철수 작전’이 성공했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 부모도 이때 남한으로 내려왔다.

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택한 것은 개인적인 역사는 물론 미국과의 ‘혈맹’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장진호 전투비는 2013년 미 참전 용사들이 모금을 시작해 2015년 7월 세워졌다. 한국 정부도 3억원을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경제인들을 격려했다.

◆트럼프의 파격 예우

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 오전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연다. 이날 저녁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에서 정상 간 첫 상견례 겸 환영만찬을 한다. 트럼프 정부 들어 외국 정상 부부가 백악관 공식 환영만찬에 초청된 것은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이다.

문 대통령 부부는 미국에 머무는 3박4일 동안 백악관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머문다. 역대 대통령이 첫 방미 기간에 블레어 하우스를 3박 이상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51일 만으로 역대 정부를 통틀어 가장 일찍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미국의 대(對)한국 방위 공약을 확인하고 사드 배치, 한·미 간 무역 확대 등 양국 간 과제를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시급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이 집중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를 부친으로 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DC 내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 대표들을 만난다.

문 대통령은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이튿날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는 문 대통령은 2일 저녁 늦게 귀국한다.

워싱턴DC=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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