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미래에셋대우와 AI 금융 서비스
중소 파트너사에 AI 기술·개발 인프라 개방
KT가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한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앞세워 국내 AI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이를 위해 기가지니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소스와 개발 인프라를 파트너사들에 전격 개방한다.
KT는 29일 지난 1월 출시된 기가지니가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가입자는 연내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기가지니는 AI 스피커 겸 인터넷TV(IPTV) 셋톱박스이다. 기본 청각 위주의 AI 스피커와 달리 TV와의 연동을 통해 시청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TV, 음악 등 미디어 서비스와 함께 날씨 및 교통 안내, 일정 관리,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KT는 오는 30일부터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기가지니의 금융 서비스도 시작한다. 기자지니 이용자는 음성으로 주가 및 지수, 차트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물으면 코스피 지수 마감가와 등락 배경 등이 안내된다. KT와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기가지니에 비대면계좌 개설과 주식 실거래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KT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기가지니 간 서비스 연동도 추진 중이다. 오는 9월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송금, 계좌조회 등을 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기가지니 중심의 AI 생태계 조성에도 본격 착수한다. 이를 위해 기가지니 관련 기술 및 AI 연구 공간을 파트너 사업자들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30일에는 개발자 포털과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다. SDK는 기가지니에 탑재한 음성인식, 대화처리, 텍스트 음성변환(TTS) 등 관련 기술과 앱프로그래밍환경(API)을 포함하고 있다. SDK 공개로 기가지니 기반의 응용서비스 개발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KT는 서울 서초구 우면연구센터 내 AI테크센터를 마련하고 AI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AI테크센터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은 기가지니 SDK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다.
한편 KT가 기가지니 가입자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감성채팅'이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TV 관련 24%, 음악 관련 22%, 기타 생활비서 13%로 집계됐다. 이용자들이 요청한 메시지는 'TV 켜줘' '음악 틀어줘' '날씨 어때' 순으로 많았다.
KT 관계자는 "AI 서비스를 단순히 기기가 아니라 소통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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