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맞은 우산공방 사장의 선택은 '진화'였습니다. 디자인 개선과 묶음 판매, 판매망 구축으로 위기를 극복해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유명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태헌 경희사이버대 교수(사진)는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15회 한경 일본경제포럼 강연자로 나서 불황기를 극복한 일본 강소기업의 생존 전략을 소개했다.
그가 언급한 기업은 일본의 대표 우산 제조기업 슈즈 셀렉션(Shu's selection). 1986년 도쿄 주택가 공방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우산살 갯수를 기존 제품의 2배로 늘린 고품질 우산을 개발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에 시장 포화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야시 히데노부 사장은 우산의 색상과 문양을 화려하게 바꾸고 크기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는 방법을 택했다. 비오는 날 필요한 우산이 아니라 '맑은 날에도 갖고 싶은 우산'으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게 먹혔다.
특히 두께가 2.5cm에 불과한 직사각형 형태 '포켓 플랫' 우산은 연간 30만 개 이상 팔릴 정도로 히트 상품이 됐다. 24·36·48개 단위로 묶어 파는 방식을 채택하고 드러그 스토어, 서점 등 기존에 우산을 판매하지 않은 곳에도 들어갔다.
오 교수는 "저성장기를 극복한 기업들의 특징은 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것"이라면서 "기술과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하지 않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변화하는 기업이 강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3D 기피 업종에서 대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주물회사 NOU SAKU 사례도 들었다. 이 기업은 기존 하청 구조를 버리고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바꾸고 일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꾸준히 해외 판로를 개척,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제품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필 회사 기타 보쉬도 상식을 깬 사례로 소개했다. 연필은 어린이용이라는 통념을 뒤집고 '어른을 위한 연필'로 타깃을 바꿔잡았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100만 개를 돌파했다. 오 교수는 "기타 보쉬의 생존 비결은 바로 '확실한 지향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기업 비전과 경영 이념도 기업 생존의 중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 시대에는 성장보다 생존이 중요하다. 일본 강소기업들은 규모의 성장보다 업을 이어가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도 엿보인다"면서 "기존 제품이나 업무를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게 저성장기 극복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전통도 진화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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