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만찬 때, 한복 입는 김정숙 여사

입력 2017-06-29 17:47   수정 2017-06-30 05:31

문재인 대통령 방미 첫날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제작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의 정상 만찬에서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한복을 입는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옷감은 수십 년간 서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한 김 여사의 어머니가 문 대통령 부부가 결혼할 때 선물로 준 것이다.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한국 고유의 색감을 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한복이 일상에서 많이 활용돼 한복 옷감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여사의 한복은 단아함과 우아함을 살린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한복과 함께 들 손가방은 한국적 소재인 나전(螺鈿)으로 장식했다. 신발은 버선코의 곡선을 살린 ‘버선 슈즈’다. 출국 때 신은 버선 디자인 신발은 김 여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릴 때 입은 하얀 바탕에 푸른색 나무 그림이 새겨진 상의(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옷에 프린팅된 작품은 정영환 작가의 ‘그저 바리보기’란 그림이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는 방미 기간 의상에 파란색을 강조했다”며 “파란색은 편안함, 신뢰, 성공, 희망을 나타낸다. 한·미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첫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방미 기간 중 민화를 모티브로 한 블라우스도 입을 예정이다. 김 여사가 입을 옷의 문양은 효제충신(孝悌忠信) 민화 문자도의 글자 중 ‘悌(제)’ 자의 마주 보고 앉은 새 모양을 반복 배치해 만든 패턴으로 미국을 형제 관계로 여긴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 의상은 지난 3월 브랜드 해일(HEILL)의 디자이너 양해일, 양이네스 부녀가 파리 컬렉션에서 선보인 옷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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