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기의 굿모닝 월스트리트] "땡큐 옐런"... 버핏, 웰스파고 이어 BoA(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접수하나

입력 2017-06-30 07:09   수정 2017-06-30 07:50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 중앙은행(Fed) 덕분에 웰스파고에 이어 BoA(뱅크오브아메리카)까지 접수할 전망이다. Fed가 대형은행의 자본건전성에 합격점을 매기면서 1년 수익과 맞먹는 금액을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쓸 수 있도록 허용해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가 BoA 최대 주주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30일 BoA가 전날 Fed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연간 배당금을 현재 주당 30센트에서 48센트로 올리는 총 120억 달러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버핏은 지난 3월 주주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BoA가 배당금을 44센트 이상으로 올리면 보유중인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버핏은 지난 2011년 8월 자본확충이 시급한 BoA에 주당 6센트, 연간 3억달러의 배당금을 받는 조건으로 50억달러를 투자해 우선주를 매입했는데, 당시 계약에는 은행 보통주 7억주를 7.14달러에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돼 있었다.

버핏이 이 계약에 따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7%의 지분을 확보, 뱅가드(6.6%)를 제치고 1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50억달러의 투자금도 3배가 넘는 167억달러로 불어나 '1석2조'의 대박을 얻게 된다. 이날 BoA의 보통주 가격은 2.6% 급등한 23.88달러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벅셔가 이미 웰스파고의 지분 9.6%를 확보해 1대 주주를 굳힌데 이어 BoA까지 장악하면서 미국의 2, 3위 대형은행을 손아귀에 쥐게 됐다고 전했다. 벅셔는 두 은행외에도 골드만삭스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지분도 다수 보유하게 돼 막강한 금융권력까지 갖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부에서는 재닛 옐런 Fed 의장이 버핏에 ‘선물’을 안겼다는 분석과 함께 버핏이 미국 대형은행의 신임 이사 선출 등 지배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의 경우 지난해 200만건에 달하는 유령계좌 개설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최고 경영자(CEO)까지 교체되는 등 홍역을 치뤘다. BoA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 부실판매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대형은행의 비도덕적 경영행태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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