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대 상산고 이사장 "자사고 폐지하자고? 중국도 그렇게 안 해"

입력 2017-07-01 09:02  

"국가 주도의 획일적 교육 체제는 획일적인 사회를 낳을 것"
자사고 '폐지'보다 운영 제도 '개선' 방향으로 가야




'수학의 정석' 저자로 유명한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정책과 관련해 "국가 주도 획일적 교육은 획일적 사회를 낳는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사고인 상산고 설립자이기도 한 홍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외고·자사고 폐지가 공정한 교육인가'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사학은 설립자 수만큼 다양한 교육이 존재한다"면서 자사고·외고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여의도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고교교육 다양화 취지로 도입한 자사고나 특수목적고를 폐지하는 것은 교육의 획일화로 귀결돼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홍 이사장은 자사고·외고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대해 "자사고는 학력차가 크지 않은 학생들이 재학해 별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서 "오히려 학생 수준 차로 인해 사교육을 찾는 일반고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다"고 반박했다.

현재의 자사고 선발방식을 보면 사교육 주범이라는 비판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의 자사고(하나고 제외)는 1단계에서 성적과 상관없이 선지원 후 정원의 1.5배를 추첨 방식으로 선발한다"며 "입학전형에서 지필평가나 교과지식 질문이 금지돼 사교육 유발요인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사고·외고가 '대입 준비 기관'으로 변질돼 일반고를 황폐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홍 이사장은 "실업계 고교를 제외하면 자사고든 일반고든 대학교육의 준비 기관 역할을 한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책무이며 의무"라고 강조했다. 단 "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 위주의 교육만을 하는 것은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인현 교총 부회장(대구교대 교수)도 "사교육 유발은 고교만의 문제라기보다 '학벌에 따른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계층 형성'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목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 교장) 역시 "현재 자사고는 일반고에는 없는 전체 정원의 20%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뽑고 있다"며 "자사고를 부자들만 다니는 '특권 학교', '금수저 학교'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여론몰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 의장,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염동열·나경원 의원, 민경욱·김재정·김선동 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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