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내비·복지버스…SKT '빅데이터 곳간'서 나온 착한 서비스

입력 2017-07-02 09:00  

SK텔레콤 '빅데이터 허브' 개방 4년
자영업자·스타트업에 빅데이터 1만여건 제공




대학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에이블'은 최근 전동휠체어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보행자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을 우회하도록 경로를 설정하는 게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의 빅데이터 전문 플랫폼인 '빅데이터 허브'를 사용했다.

원유진 인에이블 대표는 "빅데이터 허브에 공개돼 있는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했다"며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이 사고율을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3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자사 빅데이터를 개방했다. 개발자와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누구나 빅데이터 허브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 통계 자료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4년 동안 빅데이터 허브를 통해 공개된 빅데이터는 867건에 달한다. 누적 이용자는 4000명, 데이터 이용 횟수는 1만1000건이 넘는다.

SK텔레콤 측은 "빅데이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정보를 쉽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주로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업체가 업황 분석에 빅데이터 허브를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업종 이용 분석, 영화관 이용 트렌드 등은 빅데이터 허브에서 꾸준히 인기가 높은 통계 자료다. 예를 들어 치킨집 운영자는 '치킨집 이용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요일·성·연령대별 영업 전략을 짠다. 가게를 열기 전 창업 성공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는 다양한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했다. SK텔레콤과 지자체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협업한 프로젝트도 80여건에 달한다.

맞춤형 복지 버스인 경기도 '따복버스(따듯한 복지버스)'가 대표적이다. 따복버스는 경기도 벽오지나 산업단지, 관광지 등을 대상으로 운행하는 버스다. 이들 지역은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에만 운송 수요가 발생해 그동안 운송 업체가 정규 노선 편성을 기피해왔다. SK텔레콤은 경기도와 함께 이용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출퇴근형, 관광형 등 패턴별 버스 운행 서비스를 만들었다.

SK텔레콤은 향후 빅데이터 개방과 서비스 개발을 이어가며 국내 빅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위치정보 데이터를 가공한 새로운 통계 자료는 빅데이터 허브에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생활형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택시 기사와 손님의 위치정보를 분석해 매칭율을 높이는 인공지능(AI) 택시 서비스도 연구 단계에 있다.

자사 위치정보 데이터와 외부의 공공·금융·생활 데이터 간 결합도 꾸준히 시도할 계획이다. 허일규 SK텔레콤 데이터사업본부장은 "빅데이터는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합했을 때 가치가 훨씬 더 크다"며 "국내 기업들은 아직 데이터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미래에는 점차 이런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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