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영 국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투자 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미국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등을 통해 외국 기업들에 대미(對美) 투자를 늘릴 것을 종용했지만 지금까지는 별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1분기 FDI 통계만 놓고 ‘트럼프 효과’를 분석하긴 어렵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면서 외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WiWo)는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의 잠정 통계치(사진)을 인용해 1분기 대미 FDI 금액은 836억달러(약 9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2%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WiWo에 따르면 특히 독일 기업의 올 1분기 대미 투자 금액은 9억9200만달러를 기록, 지난 분기 대비 29.6% 감소했다.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은 대미 FDI 감소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외국 기업의 불안 때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 기업을 위한 보호 무역을 강화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산업총연맹(BDI)의 소토미 아니카 밀트너 대외경제정책국장은 WiWo와 인터뷰에서 “FDI는 통상 오래전에 계획이 수립되고, 분기별 FDI 통계는 들쭉날쭉한 사례도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때문에 독일 기업들이 미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보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밀트너 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독일 기업에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로이터통신이 일본 닛케이연구소와 함께 531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4월부터 시작하는 2017년 회계연도의 투자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한 곳은 9%에 불과했다. 79%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일본 기업이 미국 투자를 꺼리는 이유도 관세 장벽을 앞세운 보호무역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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