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호텔롯데 "단기차입금 줄이자"…올 회사채 발행 벌써 6500억

입력 2017-07-03 17:03   수정 2017-07-03 17:12

이달 하순 1500억 규모 발행
AA+급 우량채…기관 몰릴 듯



[ 김진성 기자 ] 호텔롯데가 올 들어서만 6000억원 넘는 채권을 발행하며 차입금 만기 구조의 장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평가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달 하순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나눠 조달한다.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이르면 14일 진행한다.

호텔롯데의 회사채 발행은 올 들어 네 번째다. 지난 2월 공모 회사채 3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4월과 6월에도 사모 회사채 각각 1000억원어치를 찍었다. 모두 합치면 다음달까지 채권으로만 65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1년에 한두 건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IB업계에선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경영진에 대한 검찰수사 여파로 공모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자 만기 1년 이하 기업어음(CP) 위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이 때문에 단기차입금은 2015년 말 1조161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1조5678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8%에서 33.7%로 상승했다.

이자비용 관련 불확실성도 장기 자금조달을 늘리는 요인이다. 호텔롯데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 등급 중 상위 두 번째인 ‘AA+’로 우량하지만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인 면세사업 실적 악화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이달 회사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8% 감소했다. 면세사업 이익이 73.7%로 줄었고 호텔사업은 적자 전환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시중금리의 상승 전망도 조달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인 관광객까지 감소하고 있어 실적 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으로 앞으로 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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