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베스트샵 체험존 가보니
명령어 "하이 LG"로 시작…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큐보이스'
AI 스피커보다 많은 동작 제어…언어설정 범위 벗어나면 '딴소리'
[ 노경목 기자 ]
“하이 LG, 에어컨 온도를 좀 올려줘.”
두루마리 휴지 2개를 쌓아놓은 정도 크기의 은빛 스피커에 말을 걸자, 곧 “알겠어요”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5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에어컨의 설정 온도가 22도에서 23도로 올라갔다. 3일 오후 서울 염창동의 LG베스트샵 강서본점은 갑자기 늘어난 손님들로 소란스러웠다. 그럼에도 기기는 정확하게 작동했다.
LG전자가 이날부터 전국 100개 베스트샵에서 체험존 운영을 시작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음성인식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2.0’이었다. 미래 가전의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얼마나 좋아졌나
스마트씽큐 허브는 IoT 기능이 내장된 가전제품을 음성이나 터치스크린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기기다. 무선 인터넷만 제공되면 어디에서든 제품을 움직일 수 있다. “하이 LG”라고 말하면 스마트씽큐 허브가 활성화되며 명령을 기다린다. 이를 통해 에어컨의 온도와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세탁기를 작동하고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센서가 부착된 가전제품을 터치스크린으로만 컨트롤할 수 있던 작년 제품보다 크게 나아졌다. 다만 TV나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은 음성으로 켜고 끄는 정도까지만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씽큐 플러그’와 ‘스마트씽큐 전구’ 등 다양한 IoT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기능은 더 확장된다. 플러그를 통해 실시간 전기 사용량을 허브에서 관찰할 수 있고, “안방 등을 꺼줘” 등의 지시로 특정 구역의 전등을 켜고 끌 수도 있다.
SK텔레콤의 ‘누구’, KT의 ‘지니’ 등 기존 음성인식 스피커와 비교해 보다 많은 동작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LG전자는 제어할 수 있는 제품군을 늘리고 이동성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씽큐 허브는 소비자들이 방과 거실 등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국어 인식 AI는 고민
하지만 명령이 설정된 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입력된 문장은 잘 알아듣지만 자연어를 학습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는 평가다.
LG전자가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9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처음 내놨을 때 LG전자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AI인 ‘알렉사’를 스마트씽큐 허브에 탑재했다. 하지만 이번에 매장에 나온 모델에는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엔진인 ‘큐보이스’가 장착됐다. LG전자 측은 “알렉사는 아직 한글화가 부족해 바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체 음성인식 AI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구글 아마존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스마트폰 G6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음성인식 AI는 영어에 최적화돼 한국어 지원이 더디다 보니 IoT 가전 기능 향상도 덩달아 느려지고 있다. 빅스비의 한국어 버전을 먼저 내놓고 영어 버전 조기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정반대다.
전자업계에서는 스마트씽큐 허브와 같은 음성인식 스피커도 결국 스마트폰으로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G6에 “헬로 구글”이라고 말하고 문자를 보내듯 가전제품도 똑같은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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