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가 힘이다] LG그룹, 축구장 24배 융복합R&D단지 연말 가동

입력 2017-07-03 17:26  

국내 최대 LG사이언스파크
공사비 4조…연말 입주 시작

OLED·태양광 모듈·자동차 전지 등
핵심 성장사업에 투자 집중키로



[ 노경목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새해 인사모임에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고 위기를 넘어 영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LG는 창립 70주년인 2017년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통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회를 꾸준히 확보해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고부가 기초소재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LG전자는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자동차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에서 5440억원을 투자하며,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사업에는 2018년 상반기까지 5200여억원을 투자해 기존 8개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총 14개 라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LG전자의 연간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현재 1GW(기가와트)에서 3GW로 3배 확대된다. LG전자는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투자로 연구개발, 사무영업, 생산분야 등에서 9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조원 중후반대의 투자를 통해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의 약 70%를 대형 OLED 관련 신기술 개발 및 설비 등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월 생산량은 기존 3만4000장에서 6만장으로 확대된다.

LG화학은 올해 자동차 전지와 기초소재 분야 등에 2조7600억원을 투자한다. 자동차 전지 분야에서는 중국, 폴란드,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의 생산능력 증설 등에 9000억원을 투자하고 기초소재 분야에는 각종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8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조3500억원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핵심 성장사업에 투자해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LG는 2014년부터 총 4조원을 투자해 서울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 융복합 R&D 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설 중이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 규모로 연구시설 16개 동이 들어선다.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9개 계열사의 R&D 인력이 입주를 시작해 단계적으로 총 2만2000여 명의 R&D 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이외에도 구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매년 빠짐없이 ‘연구개발성과 보고회’에 참석해 각 계열사의 핵심 기술을 일일이 살펴보고 뛰어난 R&D 성과를 거둔 연구개발팀을 직접 시상할 정도로 R&D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연구개발성과 보고회’에서 구 회장은 “R&D는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철저하게 고객과 시장, 그리고 사업의 관점에서 진정한 고객 가치를 위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목표를 세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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