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국민, 디지털 금융 놓고 '용호상박'

입력 2017-07-03 17:45  

'목표는 은행 1위' 혈투 예고

신한은행, 디지털 부서 한곳에
위성호 "금융업 재정의해야…핀테크 강화, 리딩뱅크 수성"

국민은행, 하반기 조직개편 의지
윤종규 "고객 중심 효율 운영…임직원 보상체계 재정비"



[ 안상미 기자 ]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국내 1위 은행 자리를 두고 본격적인 ‘디지털금융’ 쟁탈전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오는 6일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관련 업무 부서들을 통합한 ‘디지털 그룹’을 신설할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도 3일 정기 조회에서 “디지털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관련 조직 재편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온 신한은행과 올해 두드러진 실적 성장세로 1위 탈환을 노리는 국민은행 간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신한銀, 디지털 그룹 신설

신한은행은 6일 시행하는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전담 조직인 ‘디지털 그룹’을 신설하기로 했다. 위성호 행장 취임 후 처음 하는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각 그룹에 흩어져 있던 디지털 관련 부서를 한데 묶어 상품, 서비스, 영업, 마케팅 전반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위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때부터 “전통적인 금융의 틀에서 벗어나 업(業)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왔다.

3일 하반기 영업을 시작하면서 위 행장은 임직원에게 “인터넷 전문은행의 부상, 핀테크(금융기술)의 도전 등으로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디지털 혁신 및 글로벌 역량 강화로 리딩뱅크 입지를 수성하자”고 당부했다. 신한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한발 앞선 투자와 시도로 디지털 금융 확산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 서비스인 ‘엠폴리오’를 출시했고, 머신러닝 기반의 신용평가 모델도 선보였다. 자동차금융시장에서도 한발 앞선 모바일 전용상품 ‘써니마이카대출’을 내놔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국민은행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신한은행은 9년 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국민銀 “디지털 은행으로 변신”

국민은행도 상반기 1위 은행 입지 탈환에 이어 고객 중심의 디지털 은행으로 변신, 확고한 리딩뱅크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 정기 조회에서 “디지털과 모바일의 흐름은 명량해전 무대인 울돌목의 조류처럼 거세게 소용돌이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 1등 은행이 되려면 고객 중심으로,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조직의 화두는 층층시하 지시와 보고 중심의 보수적인 조직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실행 중심의 조직 운영”이라며 “하반기부터 본부 조직을 기민하고 실행력 있게 전환하는 논의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국민은행도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지속 가능한 보상체계로 이익배분제(profit sharing)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할 것”이라며 “초과 이익의 일정 부분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해 성장의 보람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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