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 겨냥 기획
바이어 450명 중 110명이 폴란드 이외 나라서 찾아
중소기업 경쟁력 확인
"한국 제품, 품질 명품급"…동유럽서 인기 많아
KOTRA도 지원 확대
폴란드 무역투자청과 MOU…투자넘어 무역까지 협력
중소기업 유럽진출 함께 지원
[ 노경목 기자 ]
지난달 29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중심가의 문화과학궁전. 기자 옆에 앉은 거구의 백인 남성이 한국의 카지노산업에 대해 물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온 나임 베르바토프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카지노 머신에 들어갈 소형 디스플레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베르바토프 씨를 폴란드로 부른 것은 이날 KOTRA가 마련한 ‘바르샤바 한국상품전’이었다. 주요 무역 거점을 중심으로 매년 KOTRA가 개최하는 한국상품전은 올해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바르샤바에서 열렸다. 화장품, 건강 진단기기, 정보기술(IT)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한국 중소기업 62곳이 참여했다.
화장품 헬스케어에 관심
KOTRA는 올해 한국상품전을 준비하면서 해당 국가시장 공략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폴란드를 넘어서는 유럽 전역의 시장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짰다. 행사장을 찾은 450여 명의 바이어 중 110여 명이 폴란드 이외의 나라에서 왔다. 이를 위해 유럽 전역의 KOTRA 무역관 25개가 협업했다. 김재홍 KOTRA 사장(사진)은 “유럽연합(EU)은 역내 무역이 활발해 외부에서 공략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해외 상품과 자본에 개방적인 폴란드가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럽 바이어들은 한국 상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크로아티아 화장품 유통업체 페스티너스의 이레나 말라기아 씨는 “이메일로만 접촉해온 한국 화장품업체들을 이번 상품전에서 만나 제품을 더 많이 공급받을 수 있을지 물었다”며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은 프리미엄급인 한국 상품은 특히 동유럽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매년 3% 이상 경제성장을 하는 폴란드에서는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현지 관련업체인 올라메드의 알렉산드라 시에르핀스카 이사는 한국 정수기 업체인 김영기환원수와 면담을 마친 뒤 “물에 석회질이 많은 폴란드에 꼭 필요한 제품인데 아직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이번에 수입하면 많이 판매될 것 같다”며 웃었다.
KOTRA, 폴란드와 협력 확대
국내 중소기업들도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안전 장비·의류 생산업체인 세이프웨어의 신환철 사장은 “상품전을 통해 고대하던 유럽 시장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며 “폴란드는 물론 독일 네덜란드 체코 등에서 온 바이어와 만나 상품 공급 계약까지 체결했다”고 말했다. 쌀 추출물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금청약품의 신동업 사장도 “동남아시아 등지는 이미 대기업들이 지배하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유럽에 판로를 뚫을 수 있게 됐다”며 “독일과 불가리아에서 온 바이어가 샘플을 구입하며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KOTRA는 앞으로도 폴란드 무역투자청과 협력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유럽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투자분야를 넘어 무역에서도 양측이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도 이날 체결됐다. 한국 고도 성장기의 수출 확대 과정에서 KOTRA가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폴란드 정부가 무역투자청에도 비슷한 역할을 부여한 데 따른 결과다.
김 사장은 “폴란드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시스템을 여러 각도에서 배우려고 한다”며 “KOTRA의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를 전수해주면서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에서 더 활발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샤바=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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