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지 기자 ] 만 14세 이하 자녀를 둔 우리나라 부부는 열 쌍 중 세 쌍만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8.5%)의 절반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3일 내놓은 ‘자녀를 둔 부모의 고용상황에 대한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만 0~14세 자녀를 가진 우리나라 부모들의 피(被)고용 형태는 혼자서 가계 소득을 책임지는 ‘외벌이’가 46.5%로 가장 많았다. 맞벌이 부부 비중은 29.4%로 나타났다. 부모 모두가 전일제 근로자인 경우가 20.6%, 부모 중 한 명이 시간제 근로자인 경우가 8.8%였다.
반면 OECD 국가는 14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중 맞벌이 비율이 58.5%에 이르렀다. 고용 형태도 부모 모두 전일제가 41.9%로 가장 많았고, 시간제와 병행하는 부모는 16.6% 수준이었다. ‘외벌이’는 30.8%에 그쳤다.
낮은 가사 분담률과 장시간 근로가 맞벌이 비율을 낮추는 원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16.5%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집계됐다.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OECD 평균(33.6%)의 절반 수준이었고 일본(17.1%)보다도 낮았다. 한국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5분으로 집계됐다.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23.1%에 달해 OECD 평균(13.0%)보다 10.1%포인트 높았다. 네덜란드는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0.4%에 불과했고 스웨덴(1.1%), 덴마크(2.2%), 노르웨이(3.1%) 등도 5% 미만이었다. 반면 한국은 터키(39.3%) 멕시코(28.3%)에 이어 세 번째로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높았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정책관은 “일하는 엄마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아빠가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맡아야 한다”며 “장시간 근로를 당연하게 여기는 경직된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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