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수억원 좌지우지…한강변 재건축 '동·호수 배정' 갈등

입력 2017-07-03 18:57  

신반포3차·경남 '신경전'
2900가구 중 40%만 한강 조망
조합임원 동호수 우선지정 추진…주민들 반발 목소리 커져

용산 산호아파트 '10년 진통'
모든 가구서 한강 볼 수 있게 재건축 설계하면서 합의점 찾아

대세는 기존집 → 새집 '수평이동'
청담삼익·동부이촌동 렉스 등 층·향·조망 10~12단계 등급 매겨
같은 등급안에서 동호수 추첨



[ 설지연 기자 ] 신반포3차, 청담삼익, 한강맨션, 산호아파트 등 서울 한강변 중층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동·호수 배정이 분쟁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중층 재건축의 경우 가구 수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다 보니 한강 조망권이 있는 동·호수는 일부 조합원에게만 돌아간다. 조망권에 따라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게 현실이어서 누구에게 한강 조망권 동·호수를 배정하느냐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조합들은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의 등급을 나눈 뒤 동일 등급으로 수평이동하는 방식을 택하는 추세다. 따라서 중층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할 때는 동·호수 배정 방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동·호수 추첨 방식 놓고 충돌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최근 재건축 조합 임원들에게 동·호수 배정 우선권을 주는 조합정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 후 신축되는 2900여 가구 가운데 40%가량에서 한강을 볼 수 있다. 이달 열리는 사업시행 인가 총회에서 조합장은 ‘조합 임원 동·호수 우선 지정의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대의원회에서 정족수 130명 중 75명이 이 안건에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조합 관계자는 “대부분 임원이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며 “어려워 보이던 통합 재건축을 이뤄냈고 연말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피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 보상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 사이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동과 층에 따라 집값 차이가 몇억원씩도 나는데 임원들이 우선 배정권을 가져가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최근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한 용산구 원효로 산호아파트(총 554가구)도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주민 갈등으로 10여 년간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한 바 있다. 한강변 앞동은 중소형 주택형(전용 78·86㎡) 위주인 반면 뒷동은 대형(전용 40·113㎡) 위주로 배치돼 있는 게 문제였다. 대지 지분이 큰 뒷동 소유자들이 한강 조망권을 갖춘 동·호수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앞동과 뒷동 주민 간 의견차가 컸다. 모든 가구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로 하면서 반대하던 앞동 주민도 찬성 쪽으로 상당수 돌아섰다.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는 강변에 자리잡은 동과의 갈등으로 한 동을 빼놓고 재건축을 진행할 뻔했다.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한강변 28동 주민들이 재건축 후에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층에 우선 배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재건축이 지연됐다. 아예 이 동만 빼고 재건축하겠다는 내용의 조합설립 인가 신청서를 용산구청에 제출했지만 지난달 뒤늦게 28동 주민 과반이 재건축 동의로 돌아서면서 모든 동을 포함한 조합이 꾸려졌다.

◆동일 등급 수평이동이 대세

이처럼 분쟁이 심해지자 대부분 조합은 동일 등급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청담동 청담삼익 아파트는 지난 4월 관리처분 총회에서 기존 한강 조망권을 감안해 동·호수 추첨을 하기로 했다. 종전 아파트는 층을 기준으로 최상층부터 1~12군으로 분류하고, 신축 아파트는 종후 감정평가금액이 높은 순으로 1~12군으로 분류해 동일 군끼리 추첨하는 방식이다. 재건축 후 신청 주택형이 현재 보유 평형과 비슷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해선 1순위 잔여분 중 무작위로 추첨하기로 했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아파트 1호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도 비슷하게 동·호수를 배정했다.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를 방향 조망권 층수 등을 토대로 각각 10등급으로 나누고 동일 등급에서 동·호수를 뽑는 방식이다. 등급 판정은 감정평가업체에 맡겼다. 임채우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은 재개발과 달리 법이나 조례에서 평형·층 배정 방식을 규정하고 있지 않아 층 배정을 놓고 소송까지 벌어진다”며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분담금을 차등화해도 모든 조합원이 똑같은 이익을 보도록 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0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