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입주 물량 19년 만에 최대
값비싼 고효율 유리·단열재…매출 확대·실적 개선 이끌 듯
주춤한 자동차·고기능 소재 사업은 해외시장 확대로 '돌파구'
PER 10배…경쟁사보다 저평가
[ 김동현 기자 ]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9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에 국내 최대 건축자재 업체인 LG하우시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창호·바닥재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건축물 에너지 절감 정책에 힘입어 ‘로이(Low-e)유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LG하우시스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입주 물량 전년比 29%↑
LG하우시스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0.91%) 하락한 10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을 받았지만 올 들어 주가는 13.9% 올랐다. 건설 경기 호황에 힘입어 LG하우시스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LG하우시스의 올해 매출(3조1612억원)과 영업이익(1638억원)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작년(매출 2조9283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보다 각각 7.9%와 4.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실적 개선의 근거로 아파트 입주 물량을 꼽는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29.3%나 늘어난 37만8829가구(부동산114 추정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1998년(39만4427가구)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은 아파트가 입주자를 맞이한다는 얘기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하우시스 매출의 65%가 창호·바닥재 등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만큼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을수록 회사 실적이 좋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연면적 3000㎡ 이상 업무시설을 대상으로 시행된 ‘에너지 소비 총량제’도 향후 LG하우시스 실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반 유리보다 두 배가량 비싼 ‘로이유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로이유리는 건축용 판유리 표면에 은·산화주석 등으로 구성된 얇은 다층막을 코팅해 일반 유리보다 에너지 소비를 40%가량 줄인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페널폼(PF) 보드(준불연단열재)도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 PF보드는 스티로폼에 비해 단열성능과 화재 안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 총량제 시행 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충북 옥산에 제2공장이 완공되면 지난해 300억원 수준이었던 PF보드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소재 해외 판매 확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건축자재 부문과 달리 자동차·고기능 소재 사업은 주춤한 모습이다. LG하우시스는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자동차용 원단과 데코시트, 경량화 자동차 부품 등을 납품하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의 불황으로 함께 타격을 받고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475억원)이 작년보다 4.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것도 자동차사업 부문의 부진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창호·바닥재의 재료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은 지난해 ㎏당 1092원에서 올 1분기 1263원까지 올랐다. LG하우시스는 지난 3월 주요 창호의 출고 가격을 10% 가량 인상했지만, 향후 PVC 가격이 더 오르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LG하우시스는 납품업체 다변화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GM, 크라이슬러 등 해외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는 물량을 늘리는 식으로 현대·기아차 납품 감소분을 메운다는 것. 지난 2월 지분 50.1%를 인수한 슬로바키아의 자동차부품 기업 c2i를 활용해 탄소섬유 소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c2i는 자동차 연비 향상을 위한 경량화 소재인 탄소섬유 소재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다.
이 연구원은 “LG하우시스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0배 정도로 한샘(28배) 현대리바트(12배) 등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PF보드와 창호는 물론 자동차 원단의 미국 판매가 늘면서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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