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호수에서 요트와 수상 레저 즐기는 '내수면 마리나산업'…"정부 일자리 창출 핵심전략으로 활용해야"

입력 2017-07-06 16:24  


서울 난지, 세종 금강, 청풍호, 충주호 등 국내 강과 호수에서 요트를 즐길 수 있도록 내수면 마리나를 조성해 국내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속도가 붙고 있다. 부산 울산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마다 내수면을 활용하는 내수면 마니라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마리나는 스포츠·레크리에이션용 요트나 모터보트 등 선박을 위한 항구로, 항로·방파제 등 시설 뿐만 아니라 주차장·호텔·놀이시설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항만을 일컫는다.

이 가운데 내수면 마리나는 바다가 아닌 강이나 호수, 저수지 등에서 요트, 모터보트 등을 탈 수 있는 항만 시설을 말한다. 보통 호텔이나 놀이시설 등을 함께 짓는다. 파도가 치는 바다와 달리 방파제를 지을 필요가 없고 초보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수상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 등록된 요트 등 레저용 선박은 2015년 기준 1만5172척으로 2007년 대비 3.8배 늘었다. 이 중 3분의 1이 강이나 호수 등 내수면에 등록돼 있지만 제대로 된 내수면 마리나 시설은 서울 여의도와 김포 2곳 정도다.

내수면 마리나에선 보트, 요트뿐만 아니라 딩기요트, 카약, 수상스키 등 다양한 해양레저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파도와 바람 등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해수면 마리나와 달리 강·호수 마리나는 규모가 작지만 파도가 없어 안전하고 비용도 덜 들어 비용 대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다.

◆내수면 마리나산업…한국판 뉴딜 고용창출 핵심전략으로 활용해야

마리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고용절벽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내수면 마리나산업을 문재인 정부 뉴딜정책의 핵심전략으로 추진하면 고용창출에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6월28일 해양수산부와 서울신문 주관으로 열린 마리나 정책포럼(사진)에서 세계3대 요트 대회중 하나인 ‘아메리카스컵’에 참가한 김동영 팀 코리아 대표는 “우리나라 정부가 마리나 산업을 정책으로 도입해 추진한지 10년이상 넘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다”며 “내수면 마리나는 경제규모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마리나산업 활성화를 위해 초단기에 저비용 고효율의 성과를 낼수 있는데다 일자리 창출효과도 매우 커 문재인 정부의 고용창출 전략으로 안성마춤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요트 도순기 대표도 “개인소득이 5만달러를 넘는 울산에도 아직 마리나 계류장 하나 없는게 현실”이라며 “태화강 하구에 가보면 윈드서핑 동호인들이 평일에도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내수면 마리가 대한민국 해양지도를 바꿀수 있는 핵심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은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리나에서 해양레저는 물론 선박수리, 선박매매, 마리나 전문인력 양성, 국제보트쇼 등 산업과 관광,레저가 동시에 이뤄질수 있는 복합형 마리나 클러스터를 구축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홍 실장은 또 "마리나 산업 대중화를 위해 청소년들의 해양레저 체험과 해양안전교육 활성화, 레저선박 면허제도 개선, 실질적인 교육과 체험중심으로의 해양스포츠 제전 개편 등의 후속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석 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는 “마리나는 기존 항만과는 달리 실질적인 해양레저 및 문화의 공간으로서 바다를 즐기고 향유할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마리나 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상카페 수상주택 수상문화시설 등의 건립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수 있는 마리나산업 육성하겠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용역 결과 세종 금강 등 국내 내수면 마리나 예비사업지들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레저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실효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영국 템스강 마리나, 이탈리아 로마, 일본 비와호 마리나 등의 경우 강·호수 마리나가 대중성을 갖춘 데다 인근 숙박시설들이 잘 발달돼 수상레저~요식업~숙박업으로 이어지는 경제 파급효과도 크다는 진단이다.

정성기 해수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은 "부산 더베이(The bay) 101 등 해수면 마리나의 경우 일부는 명소로 거듭났지만 요트 수 및 면허 증가 속도에 비해 시설이 많이 부족하고 열악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내륙의 강·호수 마리나 시설도 규모를 갖춰 영국 템스강 주변 마리나 같은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 부분은 풀고, 일반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올해 중 추가로 강 마리나 대상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강이나 호수에 요트 계류시설과 클럽하우스 등을 지으려면 국토교통부의 하천법, 환경부의 수도법 등 하천환경 보존에 대한 검토와 지역주민 의견 수렴 과정 등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1년간 마리나 활성화 방안 용역을 진행하면서 외국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서 국내 강·호수 마리나 유형을 △도심권 강변 친수공간과 스포츠 체험 기능을 강조한 도시레저형 △호수 주변 호텔을 포함한 전원 리조트형 △규모가 작은 마을계류형 세 가지로 구분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왔다.

난지, 금강, 달성 등 도시레저형 강 마리나는 도심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레저 교육 등 도시민들을 위한 친수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여주, 청풍, 충주, 청평 등 리조트형 강 마리나는 호텔, 콘도, 펜션, 자연체험 관광 등 단체 가족 단위 집객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마리나에 팔을 걷어부친 지자체

부산시는 낙동강 본류인 부산 화명·삼락·구포지구와 서낙동강을 아우르는 에코델타시티 개발지구 등 4곳에 '강(江) 마리나'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따라 부산에도 조만간 '강 마리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부산시는 낙동강 본류인 화명·삼락·구포지구와 에코델타시티 개발지구(서낙동강 일원) 등 4개소를 내수면 강마리나 조성 후보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수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화명·삼락지구는 4대강 사업으로 계류시설이 이미 조성돼 있어 기존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부산시는 해운대 바다와 연계한 수영강지구 강마리나 사업은 현재 교량 밑 통과 문제 등으로 소형 요트·모터보트만 가능한만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오는 9월 완료를 목표로 지난 3월 부산발전연구원에 '낙동강 일원 리버 마리나 조성 방안'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연구 용역 과제로는 △낙동강 하구둑 개방 계획과 연계한 기본 구상 △강과 바다를 연계한 기본 구상 △낙동강과 서낙동강 일원 마리나 이용환경 분석 및 시설 도입 방안 △해수부의 내수면 마리나 육성 종합계획 연계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인근 울산시는 남구 태화강 하류(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 면허시험장 주변지역)과 석탄부두 일원을 강마리나 후보지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은 섬진강 하동포구와 진주 남강이 강 마리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정성기 해수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은 "내수면 마리나는 방파제 시설 등 해양 마리나에 필요한 시설을 추가하지 않아도 돼 적은 투자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도 마리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해 내수면 마리나 도입을 적극 환영하는 추세"라며 "마리나 문화가 대중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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