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판세 뒤집으려 시장 선점 '사활'
운전석에 앉아 스마트폰을 케이블에 연결하자 차량 디스플레이에 음악 플레이어가 실행된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했던 이전과는 다르다. 음원 서비스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연동되면서 운전자에 최적화된 음악 감상 환경이 펼쳐진다.
자동차가 음원 서비스 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커넥티드카 시대가 임박하면서 차량 인포테인먼트 콘텐츠와 그 핵심인 음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동안 스마트폰 위주의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멜론'이 압도적으로 1위를 선점하면서 뒤쫓던 지니, 벅스 등 차순위 업체들은 최근 차량 인포텐인먼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성장 잠재성이 큰 것으로 본다"며 "각 음원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사업자들과 치열하게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음악 감상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을 차량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음악을 듣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같은 방식은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하기 때문에 운전 중 조작이 불편했을 뿐 아니라 사고 위험도 컸다.
앞으로는 더이상 좁은 스마트폰 화면이나 차량 버튼을 눌러가며 운전 중 위험하게 음악을 찾지 않아도 된다. 음악 플레이어가 차량 대시보드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에서 실행돼 직관적으로 음악을 찾고 틀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돼 운전 중 목소리로 음악을 골라 들을 수도 있다.
이미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 등과 손잡고 자사 음악 플레이어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일부 수입차를 중심으로 시작된 연동 작업은 최근 국내차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특히 기존 모바일 중심의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승기를 놓쳤던 업체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선점해 판세를 뒤집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것은 NHN벅스다. 벅스 앱은 2015년 국내 업계 최초로 BMW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커넥티드 드라이브' 지원을 시작했다.
애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를 가장 먼저 지원한 음원 서비스 앱도 벅스다. 애플 카플레이는 아이폰과 차량을 연결해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 아이폰과 같은 화면을 띄워 각종 앱을 쓸 수 있게 지원한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가 카플레이를 2014년 출시 차량까지 확대 적용하는 등 지원 차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니뮤직도 최근 애플 카플레이 지원을 시작 한 데 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음악 감상 앱 '재규어랜드로버 지니'를 공동 개발했다. 이 앱을 처음 지원하는 신차 '올 뉴 디스커버리'는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테슬라와도 손을 잡았다.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 음성인식 기능과 연계해 테슬라 차량에 탑재될 전망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에서 음성인식 기술은 활용도가 높다"며 "곡 제목과 가수 이름 등 고유명사는 자연어보다 음성인식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멜론은 현대차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와 현대차는 지난달 음악 감상 앱 '멜론 포 현대·제네시스'를 출시했다. 이 앱은 현대차 신형 SUV 코나와 그랜저, 쏘나타 등 7개 차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던 과거에는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이용자들을 확보해왔다"며 "커넥티드카와 AI 스피커 시장이 열리면서 새로운 이용자 유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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