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박지원·안철수 몰랐다니…"
김동철 "사과 안하면 협조못해"
예결위 추경심사에 여당만 참석
[ 서정환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당의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자체 조사에 대해 ‘머리 자르기’라고 한 발언을 놓고 국민의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국회 의사일정에 급제동이 걸렸다. 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야 3당은 모두 불참했다.
추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문준용 씨 의혹 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 결과는 ‘이유미 씨 단독 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그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자체 수사를 통해 국민이 믿지도 못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박 전 대표는 법사위원으로 앉아 계시면서 검찰을 압박하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고 용납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당은 예결위 전체회의 추경안 심사 참여를 거부한 데 이어 이날 저녁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와 당 지도부 간 만찬 일정도 전격 취소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추 대표 발언은 국민의당에 대한 막말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추 대표 사퇴나 사과 등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후 국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엄청난 의도를 갖고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말실수로 보기 힘들다”며 “‘추테르테(추미애+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라면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개××’라고 하는 등 막말의 상징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일찌감치 추경안 심사 거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대안 추경안을 들고 심사에 참여하기로 한 국민의당마저 등을 돌리면서 예결위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만 참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여야에 추경안 예비심사를 마쳐달라고 심사기일을 지정해 통보한 상태여서 정 의장은 언제든지 예결위에 추경안을 회부할 수 있다. 정 의장은 7일 여야 4당 원내대표들과 오찬을 하기로 한 만큼 이 자리에서 예결위 회부 여부가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예결위에 추경안이 회부된다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거부하면 과반에 못 미쳐 통과는 불가능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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