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케팅 전략
낮엔 대중친화적 프로그램, 밤 공연엔 고급 클래식 편성
애호가 만족 높이는 데 역점
젊은 음악인 발굴
19~28세 음악가로 구성된 '원 코리아 유스' 9월 창단
지휘 정명훈에게 맡겨
[ 김희경 기자 ] 롯데문화재단은 지난달 26일 오케스트라 창단을 발표했다. 만 19~28세 음악가로 구성된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겠다는 것이다. 2년간 한국을 떠나 있던 정명훈에게 지휘를 맡긴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음악계에선 롯데문화재단의 광폭 행보를 더 눈여겨보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이 개관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빠른 속도로 클래식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다음달 18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지난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 변화를 이끌고 있는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59)를 만났다. 한 대표는 “좁은 국내 클래식 시장에서 대안을 만들고 선택지를 넓히려고 노력한 1년이었다”며 “그동안의 ‘확장’ 코드를 더 단단히 다지고 다변화해 아시아 최고 콘서트홀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문화재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연한 사재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조성해 설립한 재단이다. 이 재단이 세운 롯데콘서트홀은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새로 생긴 클래식 전용 홀이다.
이 홀은 뛰어난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클래식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달이면 누적 관객 20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한 대표는 “불과 1년 만에 20만 명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며 “클래식을 즐길 공간이 많지 않았는데 이런 기회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고 자평했다.
개관 당시 지적된 잔향(음이 반사돼 연주와 합창 뒤에도 실내에 남는 울림) 문제도 보완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집으로 치면 아직 새집이지만 점차 안정화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7일 무대에 올랐던 미국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은 인터미션 때 단원들에게 “오늘부터 이 홀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홀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대표는 홀의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낮 공연엔 대중친화적이면서도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밤 공연은 고급 정통 클래식으로 애호가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낮 공연의 반응이 뜨겁다. 오전 11시30분부터 한 시간 정도 하는 낮 공연 ‘L. Concert’는 올해 46회 펼쳐졌다. 오전이지만 누적 관객은 8500명에 달한다. 그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파이프오르간, 하프, 리코더 등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연주 체험까지 해볼 수 있게 한 덕분이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어요. 올 하반기엔 관객의 반응을 종합할 생각입니다. 내년엔 이 프로그램 중 가장 호평받은 것 중심으로 정기 편성할 계획입니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는 국내에 제대로 된 클래식 토양과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연주할 기회를 찾는 이들에게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롯데콘서트홀 무대에도 자주 설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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