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완성 '눈앞'…강서구, 서울의 경제지도 바꾼다

입력 2017-07-07 17:53  

롯데·LG 등 100여개 업체 입주 및 예정…수십조 생산유발 효과 기대

인구 60만명 넘어선 강서구, LG 연구인력만 2만2000여명
마곡지구로 속속 인구 유입…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아

문화유산 등 볼거리 산재
허준박물관·겸재정선미술관 …궁산 자락 양천향교도 가볼만
공원도 157곳…지자체 중 최다



[ 박상용 기자 ] 7일 서울의 한 건설 현장. 축구장 513배 크기(366만5000㎡) 부지 곳곳에 타워크레인 수십 대가 장맛비에도 아랑곳없이 건물을 쌓아올리고 있었다. 9715가구 규모의 14개 아파트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고, 나머지 2개 단지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쪽에선 서울어린이대공원과 비슷한 크기(50만4000㎡)의 정원 ‘서울식물원’이 서서히 제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 불리는 곳, 강서구 마곡지구다.

올해 개청 40주년을 맞는 강서구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비유가 모자랄 만큼 대변혁을 겪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논밭이 펼쳐진 마곡에 초대형 주거단지와 연구개발(R&D)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 활기는 물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경제지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곡지구 개발로 몰려드는 인구

마곡지구에는 롯데와 대한해운 등 이미 입주한 14개 업체를 비롯해 2019년까지 100여 개 기업이 들어온다. 우선 국내에서 단일 R&D단지 중 가장 큰 규모(17만7015㎡)의 LG사이언스파크에는 전자·화학·이노텍 등 9개 LG 계열사가 올 하반기 입주를 시작한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연구 인력만 2만2000여 명이다. 입주가 완료되면 매년 6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와 25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가 날 것으로 강서구는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해 코오롱글로텍, 코오롱생명화학 등 코오롱 계열 3개사도 마곡지구에 둥지를 튼다. 연구 인력 1000명 이상이 상주하는 이곳에선 향후 5조9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2019년엔 이랜드와 넥슨 등 국내 굴지의 기업도 들어온다.

1000병상 규모의 대형 병원인 이화의료원도 생긴다. 강서구 관계자는 “의료관광특구 사업과 함께 이화의료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강서구가 대한민국 의료기술 선도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지구 개발로 강서구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강서구 인구는 지난달 60만 명을 돌파했다. 1977년 개청 당시 35만 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40년 만에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인구 60만 명을 넘긴 곳은 송파구(약 66만명)에 이어 두 번째다.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시기는 마곡지구 주거단지 입주가 시작된 2014년으로, 전년 12월(56만9000여명)에 비해 1년 새 1만6000여 명 증가했다.

구암 허준, 겸재 정선이 숨쉬던 곳

강서구에는 문화유산도 많다. 가양동 한강변에 있는 궁산(宮山)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과의 인연이 깊다. 1740년 65세의 겸재는 5년간 지금의 강서구청장 격인 양천현령을 지내면서 궁산 소악루(小岳樓)에 올라 한강을 바라보며 ‘경교명승첩’ ‘양천팔경첩’ 등 산수화 작품을 남겼다. 궁산 인근에 있는 겸재정선미술관에 가면 그가 남긴 작품을 볼 수 있다.

궁산 자락에는 공자(孔子) 등 성현들의 제사(석전제)를 지낸 양천향교도 있다. 양천향교는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향교로, 조선 태종 12년(1411년)에 세워졌으며 1981년 복원됐다. 봄·가을 2회에 걸쳐 석전제가 열리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향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서구는 조선 중기의 명의 구암 허준이 태어난 곳(등촌2동)이기도 하다. 일생을 바쳐 조선 한의학을 집대성한 구암은 가양동에 있는 허가바위에서 ‘동의보감’을 집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양2동에 있는 허준박물관에 가면 그의 생애는 물론 ‘신찬벽온방’ ‘구급간의방’ 등 900여 점의 한의학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인근의 약초공원과 구암공원 등도 가볼 만하다.

전국에서 가장 공원이 많은 ‘힐링타운’

강서구에는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공원이 많다. 강서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근린공원과 어린이공원 등 공원이 모두 157곳이다. 공원 면적은 축구장 460개를 합쳐 놓은 규모다. 대표 공원은 우장산(雨裝山)공원이다. 우장산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양천 현령·현감이 가뭄 때마다 기우제를 올린 것에서 유래했다. 기우제는 통상 세 번에 걸쳐 열렸는데, 세 번째 기우제를 올리는 날에는 비(雨)가 쏟아지기 때문에 미리 비옷을 준비해(裝) 올라갔다고 한다. 강서구는 마곡지구에 공원 16곳과 녹지 56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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