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99년 만에 '개기일식 쇼'…'관측 명당' 숙소 1년 전에 동나

입력 2017-07-09 21:10  

내달 21일 대륙 가로지르는 개기일식
1918년 이후 첫 서부→동부 관통
최대 2분30초간 달이 해 가려

한국천문연구원 관측팀도
NASA와 현지서 공동 작업
국내선 개기일식 2035년 평양서↓



[ 박근태 기자 ] 오는 8월21일 100여 년 만에 북미 대륙 한복판을 가로질러 지나갈 개기일식을 앞두고 미국이 들썩이고 있다. 개기일식 현상이 잘 보이는 오리건주 세일럼을 비롯해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와 세인트루이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등을 중심으로 숙박업소는 예약이 거의 끝났다. 주요 외신은 미국에서만 최소 수백 만 명이 개기일식 현상을 보기 위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서부 해안에서 동부 해안까지 99년 만

달이 해를 삼키는 일식(日蝕)은 해와 지구 사이로 달이 들어올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햇빛에 손바닥을 내밀면 아래로 그림자가 생기는 것처럼 지구에 달그림자가 드리우는 원리다. 일식이 일어나는 곳은 달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지역이다. 달그림자 안에 완전히 어두운(본그림자) 지역은 개기일식이, 덜 어두운(반그림자) 지역은 부분일식이 진행된다.

이번 일식은 8월21일 오전 9시4분(미국 태평양 연안표준시)께 오리건주 링컨비치에서 시작해 아이다호주, 와이오밍주, 네브래스카주, 일리노이주를 거쳐 오후 2시46분(미국 동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끝난다.

이번 개기일식은 폭 96~110㎞에 걸쳐 일어난다. 이들 지역 바깥 주와 알래스카, 캐나다, 멕시코와 중남미 지역에선 달이 해를 부분적으로 가리는 부분일식을 볼 수 있다.

관측 명소 객실 1년 전 동나기도

미국에서 개기일식 현상이 관측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하와이에서 관측된 일이 있다. 1979년에는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아이다호주, 몬태나주, 다코타주를 거쳐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지나간 적이 있다. 1970년대는 버지니아부터 플로리다까지 개기일식 관측권에 들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서부 해안부터 동부 해안까지 본토 전체를 스쳐 지나는 개기일식 현상이 일어나는 건 1918년 이후 99년 만이다.

개기일식이 지속되는 시간은 지구와 달 거리에 달렸다. 통상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는 시간은 2~3분인데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가까워지면 달이 햇빛을 가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번 개기일식에선 달그림자 한복판이 지나는 지역에선 최대 2분~2분30초가량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인구 2만6000명에 불과한 일리노이주의 작은 시골마을 카본데일은 이번 개기일식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떠올랐다. 이 도시에선 미국에서 가장 긴 시간인 2분40초간 개기일식 현상이 지속된다. 부킹닷컴 등 숙박 앱(응용프로그램)에 따르면 카본데일과 인근 60㎞ 떨어진 마리온 지역의 호텔과 모텔이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 일부 호텔은 지난해 3월 예약이 완료되기도 있다. 남은 객실은 숙박료가 1박에 700달러(약 8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마을은 2024년 다음 번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 경로로도 꼽히고 있다.

사람들이 개기일식에 경외감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달이 해를 가려서가 아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짧은 시간 동안 땅에서는 평소와는 사뭇 다른 환경 변화가 일어난다. 해가 달에 가려지기 시작하면 바로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특히 해안이나 산악 지역의 온도 차가 심해 평소보다 5~10도 차이가 난다. 땅이 식어 높은 하늘엔 따뜻한 공기, 낮은 하늘엔 찬 공기가 안정적인 대기층을 이루면서 얇은 구름이 걷히는 현상도 일어난다.

개기일식을 자주 볼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구의 70%는 바다가 차지하고 육지는 30%에 머문다.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그만큼 적다. 같은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경우는 375년 만에 한 번꼴이다.

한반도 개기일식은 2035년 평양에서

코로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개기일식을 손꼽아 기다린다. 코로나란 태양 둘레에서 태양 반지름의 몇 배나 되는 구역에 걸쳐 희게 빛나는 부분이다. 강력한 태양폭발이 일어나면 코로나 물질이 방출된다.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면 짧은 시간이나마 산란광 때문에 평소 관측하기 어려운 태양에 가장 가까운 코로나를 관측하기 쉬워진다.

봉수찬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한국 관측팀은 이번 개기일식 기간에 와이오밍주 잭슨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관측에 나설 예정이다.

개기일식 때 해를 직접 바라보면 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대고 사진을 찍다가 눈에 심한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 기간 미국을 여행하다 개기일식을 보려면 특수필터로 만든 검증된 일식용 안경을 써야 한다. 한반도에서 개기일식은 2035년 9월2일 북한 평양에서 볼 수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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