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로 이직한 부사장 공백 메워라…삼성, 미국·유럽총괄 서둘러 인사

입력 2017-07-11 05:00  

마케팅 전문가 김문수, 구주총괄
유럽 전담했던 엄영훈, 미주총괄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가 주요 시장인 미국 및 유럽 시장을 총괄하는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를 했다. 김문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이 구주총괄로, 엄영훈 구주총괄(부사장)이 미주총괄을 맡게 됐다. 북미 사업을 총괄해온 이종석 부사장이 최근 노키아로 이직한 데 따른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난 1일 진행된 소폭 인사에서 이 같은 인사 이동이 이뤄졌다”며 “보직이 변경된 부사장들은 오는 17일부터 현지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에 이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4년부터 삼성전자 북미 사업을 맡았던 이 부사장이 노키아로 이직한 것으로 미국 현지 매체에 지난달 30일 보도돼 삼성전자 안팎에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에서 한창 업무를 수행 중인 부사장급 임원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사례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2014년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고 사세가 크게 기울었다는 점에서 이직 배경에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 북미법인에서는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밝혔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이후 내부 조직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202조원 중 북미 사업은 68조7000억원으로 34%를 차지한다. 이 부사장의 사표가 제출되자마자 바로 부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업 공백을 막아야했던 이유다.

새로 미주총괄에 임명된 엄 부사장은 2014년 12월 구주총괄로 가기 전까지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지내며 가전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했다. 북미법인에서도 오래 근무하며 좋은 실적을 내 최적임자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2015년 2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본부 전략마케팅팀장을 맡았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풍부한 해외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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