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리서치센터 분석
국내 상영관 관객 점유율 85%…2030세대 비중이 66% 압도적
남성이 44.7%로 평균 웃돌아
[ 유재혁 기자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 홈커밍’(감독 존 왓츠)이 올 들어 국내 극장가 개봉 첫 주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11일 배급사 소니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7일째인 이날 관람객 400만 명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381만 명, 매출 314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도 6일간 2억5600만달러(약 2590억원)의 매출을 거둬 흥행몰이 중이다.
한국은 미국(1억1700만달러)에 이어 세계 2위 매출을 기록했다. 2002년 첫 편이 나온 이래 여섯 번째이자 두 번째 리부트(큰 줄거리를 유지하되 세부 내용을 바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도 이처럼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스파이더맨을 ‘10대 영웅’으로 부각시키고 마블(미국 만화출판사)의 다른 영웅 캐릭터들과 재미있게 화학결합해 20~30대 남성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5~10일 ‘스파이더맨’의 관객 점유율은 국내 상영관 전체 관객의 85.2%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 관객 중에는 20~30대 비중이 66.2%에 달해 압도적이었다. 남성 관객 비중이 44.7%로 전체 평균 43.3%보다 높았다.
영국 배우 톰 홀랜드는 역대 스파이더맨 중 가장 어린 15세 청소년 피터 파커로 분해 천진난만한 면모를 보여준다. 마블의 영웅물 ‘어벤저스’ 일원이 되는 게 꿈인 파커는 “어벤저스가 되려면 시험 같은 거 봐요?”라고 물어 관객을 웃긴다. 여느 또래처럼 스파이더맨 슈트를 신기해하며 그 기능을 탐구하고, 악당들과의 전투장면을 셀카로 찍고, 절친에게는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특히 짝사랑하는 여자 리즈가 마블 히어로 중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정체를 알릴지 고민한다. 청소년의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해 마블의 캐릭터 중 유일한 10대 영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파커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슈트가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과 실행이 진정한 영웅을 만들어간다는 깨달음을 얻고 성장해간다.
관객은 “10대의 호기심과 풋풋함 그리고 히어로로서 자질까지 원 없이 보여준 작품!” “스파이더맨이 진짜 히어로로 성장하면서 철 드는 과정이 정말 좋았다. 탄탄한 스토리!”라고 인터넷에 호평을 쏟아냈다.
아이언맨이 스파이더맨의 멘토로 등장하는 것도 흥미를 배가시켰다. 그동안 스파이더맨은 단독 영웅으로 그려졌다. 소니가 스파이더맨 영화화 판권만 일찌감치 구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마블과 함께 제작했다.
극중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는 선배 영웅으로서 들뜬 청소년 파커에게 영웅의 자질에 대해 적절하게 충고한다. ‘츤데레’(속내와 달리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모습) 같은 스타크와 재기발랄한 파커 간 호흡이 뛰어났다는 얘기다. 아이언맨 슈트의 기술을 스파이더맨 옷에 적용한 장면도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평가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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