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 도래, 터널 구간 많은 국내에 최적화
"지금도 캠핑인구가 500만명일 정도로 야외활동이 많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면 미디어도 '이동체 서비스'에 관심이 커질 겁니다. 이번 서비스는 이러한 시대에 앞선 고민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손을 잡고 고속으로 이동하는 자동차, 프리미엄 버스에서도 끊김 없이 고화질의 실시간 영상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미디어 서비스를 내놨다. 이른바 ‘스카이라이프 롱텀에볼루션(LTE) TV’다. 줄임말로는 'SLT'로 명명됐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이다.
고속버스나 관광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운전석 옆으로 TV가 있다. KTX를 탈 때도 죄석 사이 복귀 상단에 TV가 배치됐다. 이들 TV는 버스나 기차의 외관에는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수신기가 달려 있어 국내 40개 채널을 방송한다.
제 아무리 위성TV라도 터널이나 건물들이 높은 도심, 산간 등 수신이 어려운 곳을 지날 때는 문제였다. 화면이 검게 처리되거나 팝업 화면이 뜨면서 수신이 안되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국내 고속도로(총 연장 8.876km)의 9.8%가 터널 구간(총 연장 871km)이다. 최근 개통한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 구간)의 경우 60% 가량이 터널일 정도로 위성방송을 보기에는 열악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버스에서는 TV 대신 비디오를 틀어주곤 한다. 보다가 답답해서 각자 스마트폰으로 눈길이 향하는 것도 고질적인 수신문제였다. 이러한 구간에 수신이 원활하도록 KT의 LTE 기술이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KT의 '기술'이 들어가는 순간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장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전국적으로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2000대, 전국의 고속버스를 합해도 4만5000대 정도에 불과하다. SUV와 같은 레저차량이 90만대에 육박하고 캠핑카가 7000대라지만, 요원한 시장들이다.
KT 또한 이러한 점을 인정했다. 신규 시장보다는 기존의 사용자들이 갈아타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임 사장은 "올해 가입자는 10만명, 내년까지는 30만명을 예상한다"면서도 "기존의 서비스와 요금제 차이가 안나는데다 수신기의 크기도 5분의 1로 줄어드는 장점으로 기존 가입자들의 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규로 1순위로 꼽히는 시장은 '자율주행차'다. 완전 자율자동차 시대가 되면, 탑승자들은 차 안에서 자유롭게 미디어를 즐기면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자율차 시대까지 가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미디어를 즐기길 원하는 수요층을 공략한다는 게 KT의 전략이다.
실제 KT가 올해 3월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니즈(필요)가 감지됐다. 미니밴 보유자를 대상으로 차량용 시청에 대한 설문을 한 결과다. 미니밴 보유자들의 75%가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경우였다. 또 응답자의 62%에 달할 정도로 영상 미디어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가족을 위해 이러한 니즈가 있다는 대답도 63%였다.
KT도 이러한 수요를 감안해 오는 11월에는 올레TV의 콘텐츠를 위성TV에 탑재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놀러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과 '핑크퐁'과 노래하면서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의 이번 기술명은 버스, 'B.U.S.'로 명명됐다. 버퍼링(Buffering), 통합 지능형 LTE 스위칭(Unified Intelligent LTE Switching), 스틸컷(Still Cut)의 약칭이다. 최대한 끊김이 없이 미디어를 전해주기 위한 기술이다.
버퍼링은 실시간 전달받은 위성신호를 셋톱박스에서 약 5초간 지연 후 재생해주는 기술이다.위성신호가 불량할 경우 약 1초만에 방송신호 수신을 위성에서 LTE로 바꿔주고, 위성신호가 양호해지면 수신방식을 LTE에서 위성으로 환원해주는 기술은 통합 지능형 LTE 스위칭이다. 스틸컷 기술은 화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기존 시청 중이던 방송의 마지막 장면을 노출하는 기술이다.
B.U.S. 기술과 자율주행차라는 미래를 보고 KT는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위성방송 선진국에도 기술 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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