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도 제품 출시
"자연스러운 패션 트렌드"
[ 민지혜 기자 ]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스포츠샌들, 아쿠아슈즈 등 여름용 신발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스포츠샌들 등은 휴가지에서뿐 아니라 평소에도 신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12일 슈즈 멀티숍 ABC마트에 따르면 지난 5~6월 스포츠샌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급증했다. 디자인이 다양해진 데다 편안한 쿨비즈룩을 허용하는 회사가 늘면서 신발을 자유롭게 신는 직장인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맨발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스포츠샌들에 색색의 양말을 같이 신는다. 과거엔 스포츠샌들 안에 양말을 신으면 ‘아저씨 패션’이라고 놀림을 받았지만 요즘은 새로운 패션이 된 것. ABC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샌들 제품은 ‘호킨스 락온 샌들’로 지난해보다 물량을 3배 이상 늘려 판매했다. 발등을 덮어주는 2개의 스트랩이 특징이다. 치마나 반바지 등에는 스트라이프나 원색의 양말과 함께 신으면 잘 어울린다.
슬리퍼도 인기다. 지난 두 달간 ABC마트의 슬리퍼 매출은 지난해보다 130% 넘게 증가했다. 슬리퍼는 ‘발을 미끄러지듯이 넣어 신는다’는 의미로 ‘슬라이드’라고도 부르는데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도 속속 슬라이드를 출시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슈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은 올여름 남성용 슬리퍼 5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내놨던 3종의 슬리퍼가 큰 인기를 끌자 2종을 추가했다. ‘올리베이라 슬리퍼’는 벨벳 소재로 만든 뮬(앞코가 막힌 스타일) 슬리퍼로 정장, 캐주얼에 다 잘 어울려 인기를 끌고 있다. 139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네이비 등 인기 색상은 품절됐다. 지방시도 올해 처음으로 고무 소재 슬라이드를 내놨고, 안야 힌드마치는 올해 3월 처음으로 양털이 달린 여성용 슬리퍼를 내놨는데 한 달 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방시 담당 바이어는 “너무 차려입기보다 신경을 덜 쓴 듯 자연스러운 패션이 트렌드가 된 것도 슬리퍼 인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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