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조작, 전형 기준 비공개 등으로 인한 부정·비리 가능성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전체 대입의 20% 이내로 축소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 '2021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발표자로 나서 "학종은 부모, 학교, 담임, 입학사정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불공정한 전형"이라며 "학종 선발 비율을 대학별 20% 이내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가 정원의 80% 가량을 모집하는 수시 전형을 모두 학종으로 선발하는 등 주요 대학들의 학종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학종에 대한 국민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면서 "주요 대학의 지나치게 높은 학종 비중을 축소하고 수능 위주 정시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기석 의원은 이날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입 제도 관련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학종이 상류 계층에 더 유리한 전형"이라고 답한 비율이 75.1%에 달했다.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64.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학종은 거의 모든 대입 단계에서 부정·비리가 가능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학생부 기록 부풀리기, 사교육 컨설팅 등으로 개입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학종이 확대되면 학생 선발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학생부 기록에 대한 부모·학생의 사전 관여, 사후 부당 수정 요구 등이 없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1960~1970년대에는 공부를 통해 계층 상승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학종은 축소·개선해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초점을 맞춰 제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부모 박혜정 씨 역시 "컨설팅 업체에 돈을 주면 작은 활동도 굉장히 화려하고 엄청난 활동으로 둔갑해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다. 교수나 연구원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쓴 소논문이 교내 수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학종은 부모의 경제력이나 정보력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정명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장은 "대입 3년 예고제를 통해 학생들이 입시를 미리 준비하도록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대입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송기석 의원은 "2021년도 이후 대입 제도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과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학종에 대한 신뢰성·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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