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퇴근 후 호텔 찾는 까닭은…'옥상'에 꽂힌 호텔들

입력 2017-07-14 10:35  


#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민지씨(32)는 지난 주 퇴근 후 두 차례 호텔에 들렀다.
큰 프로젝트가 끝난터라 모처럼 야근이 없는 요즘 민지씨는 친구와 함께 직장 근처에 있는 콘래드호텔 옥상(루프탑)바를 종종 찾는다.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빌딩 숲 사이 부는 바람을 만끽하면 하루 내내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불타는 금요일 밤을 즐기기에도 루프탑바가 제격이다. 저녁 몇 시간 보내는 것 치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국내 특급호텔들이 '옥상'에 꽂혔다. 호텔 주 고객이 해외 관광객과 비즈니스맨에서 20~30대 젊은 내국인으로 바뀌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이색 야외공간인 루프탑바를 선보인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방콕이나 뉴욕 등 해외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루프탑바가 최근 서울 도심 호텔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기존에 루프탑바를 운영하던 호텔들은 시설과 메뉴를 새 단장하고, 유명 바텐더를 영입하기도 한다. 새롭게 문을 여는 호텔은 루프탑바를 필수로 만드는 분위기다.

◆ 콘래드 '버티고' 여의도 직장인에 인기

서울 지역 호텔 중 루프탑바를 가장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여의도 콘래드 호텔. 이 호텔 9층에 위치한 루프탑바 '버티고'는 여의도 직장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장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콘래드호텔 관계자는 "평일에도 저녁 7시면 이미 대부분 자리가 꽉 찬다"며 "20대 후반~30대 중반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와서 가볍게 한 잔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버티고에서는 시원한 칵테일과 맥주, 와인은 물론 호텔 셰프가 준비한 그릴 요리와 스낵류를 맛볼 수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라이브 밴드 공연도 열린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호텔에 있는 루프탑바 '더 그리핀'은 20대 중반 젊은층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호텔 11층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흥인지문부터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더 그리핀'은 최근 코리아 컵 우승자인 레오 바텐더가 만든 새 칵테일 메뉴를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들이 밀집한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 호텔도 야외 테라스를 운영해 직장인을 유혹한다.

호텔 15층에 위치한 가든 테라스에서는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수제맥주와 버거를 맛볼 수 있다. 버거는 '오스틴 텍사스 스모크 하우스' '마라케시' 등 5가지로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더 핸드 앤드 몰트의 슬로우 IPA, 벨지안 위트, 애플 사이다 등 수제맥주는 버거와 궁합이 잘 맞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헤드 바텐더인 로렌조 안티노리가 만든 여름 칵테일 2가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20대 후반 A씨는 "버거에 맥주까지 곁들이면 보통 4~5만원 정도는 써야 하지만 가끔은 이런 사치도 부려보고 싶다"며 "업무에 치이고 더위에 지치는터라 야외에서의 한 두 시간이 정말 꿀맛"이라고 말했다.

◆ 하얏트, 야외 수영장 옆 레스토랑도 눈길

옥상은 아니지만 수영장을 활용해 야외 레스토랑과 바를 선보이는 호텔도 있다.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여름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야외 수영장에 풀사이드 바베큐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호텔 자체가 남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수영장이지만 마치 루프탑에서 바라보듯 아름다운 전망을 보며 셰프가 요리해주는 그릴 바베큐를 먹을 수 있다.

루프탑바가 호텔업계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건 호캉스, 욜로 등의 영향으로 호텔 내 내국인 고객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있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호텔에서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고객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내국인 고객은 20~30%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호텔들은 고객이 반드시 객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호텔을 찾을 수 있도록 바와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 등 부대 시설을 강화하는 추세다. 망고 빙수나 디저트 뷔페 등을 늘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좋은 인상을 받게 되면 객실 패키지 등 투숙으로도 이어진다"며 "또 객실은 한정적인 데 반해 부대 시설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매출을 늘리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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