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러시아 소설가 겸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9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다. 가난한 집안의 가장으로 의대생이었던 그는 잡지에 100줄에서 150줄 되는 짧은 소설과 수필을 기고하며 부모와 세 동생을 뒷바라지했다. 작가로서 명성이 차츰 높아졌지만 23세 때 걸린 폐결핵은 평생 체호프의 건강을 위협했다.
체호프의 작품은 평범한 사람의 극적이지 않은 일상을 다룬다. 하지만 일상의 작은 균열과 그 안에 놓인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그려 현대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가 ‘현대 희곡의 거장’으로 불리고, 러시아 연출가 에프로스가 “저마다 자신만의 체호프가 있다”고 말한 것이 그런 이유에서였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했던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체호프는 항상 자기 희곡이 매우 경쾌하고 우스운 코미디라고 했다. 그의 작품을 자주 공연했던 모스크바 예술극장 배우들도 대본을 읽고 비극으로 해석해 눈물을 흘렸는데, 체호프는 배우와 연출가가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불안해했다고 한다.
1904년에 새 희곡 ‘벚꽃 동산’을 선보였지만 그해 7월15일 밤 고열과 여러 증세를 보이다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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