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임금상승률, 최저임금 인상 속도 못따라가
[ 노경목/심은지 기자 ] 공무원과 공기업, 각종 공단 직원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처우가 열악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지만 실제 수혜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16일 고용노동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9급 1호봉의 시간당 임금은 7276원으로 내년 최저임금 7530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인 3%만큼 올리더라도 7494원으로 여전히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 9급 2호봉(7589원), 8급 1호봉(7996원) 등도 가파른 속도로 오르는 최저임금을 앞으로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처 관계자는 “공무원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지급한다고 해서 정부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 스스로 고용의 모범이 돼야 하는 만큼 최저임금법을 어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에는 호봉표에 명시된 139만5800원의 월급과 12만5000원인 직급보조금만 포함된다. 9급 1호봉이라고 해도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실제 수령액은 월 200만원이 넘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최저임금을 2020년에 1만원까지 올리면 7급 3호봉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인사처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맞춰 8급과 9급 임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을 차등화해야 하는 만큼 공무원의 급여 인상폭은 최저임금 상승폭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급여 인상을 기준으로 임금 상승률을 결정하는 공기업과 공단 하위직 역시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최저임금 상승폭만큼 급여를 올려줄 여력이 되는 공공기관만 수혜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3년 이후 최저임금이 연 6~8%씩 오르는 동안 최저임금 이하의 급여를 받고 일하는 근로자는 오히려 212만 명에서 올해 313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늘었다.
노경목/심은지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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