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모자에 최첨단 골전도 스피커 내장이어폰 없이 음악 듣고 통화도 척척

입력 2017-07-17 16:28  

벤처인사이드- 제로아이랩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서 6일 만에 목표 두배 3만달러 조달



[ 김태호 기자 ] ‘제로아이(ZEROi·사진)’는 언뜻 보기엔 일반 패션 모자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데 모자를 쓰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자 이어폰 없이도 나에게만 음악이 들렸다. 전화가 오면 통화도 가능했다. 모자에 내장된 최첨단 골전도 스피커 기술이 가능케 한 일이다.

제로아이는 최근 미국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인 1만5000달러(약 1700만원)가 모였다. 16일 기준으로는 목표치의 두 배인 3만달러를 조달했다. 아직 캠페인 기간은 40일가량 남아 있는 상태다.

제로아이를 개발한 회사는 제로아이랩이라는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삼성전자 출신의 오태경 대표가 지난해 설립했다. 오 대표는 2010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앱개발지원센터 ‘오션(OCEAN)’에서 운영매니저로 근무했다. 2013년에는 중국에서 패션 및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년간 8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상하이 텐센트 창업센터에 입주해 모바일 서비스 경험도 쌓았다. 오 대표는 “패션사업 경험과 그동안 쌓은 정보기술(IT)을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다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모자를 생각하게 됐다”며 “1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골전도 모듈을 모자에 내장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일반 모자와 동일한 디자인에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로아이의 핵심은 골전도 스피커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공기 진동을 통해 고막으로 전달된다. 하지만 골전도 스피커는 사람의 뼈를 매질(소리를 전달하는 물질)로 사용해 곧바로 음파를 달팽이관으로 전달한다. 고막 손상을 방지할 수 있고, 귀가 열려 있는 상태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교통사고 등의 위험도 줄어든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접목해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 충전 케이블을 통해 충전할 수도 있다. 한 번 충전하면 5시간가량 사용이 가능하다.

제로아이랩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성신여대 스마트창작터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투자 유치로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 골전도 분야 스타트업들은 미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골전도 스피커 선글라스를 내놓은 정글팬써(194만달러 투자 유치)와 골전도 시곗줄을 만든 이놈들연구소(147만달러 투자 유치)가 대표적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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