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넘은 님비현상, 안보가 위태롭다

입력 2017-07-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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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에 꼭 필요한 군사기지도 주민편의 앞세워 반대하는 상황
확고한 안보 없이 자유·번영 없다

홍규덕 < 숙명여대 교수·정치경제학 >



군부대 이전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지 오래다. 군공항에 관한 소음 문제나 사격장, 훈련장 등에 지역 주민들의 불편 호소가 이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가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고 있다. 시민들의 재산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군부대들은 이전 장소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 큰 어려움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부대 이전을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군은 지자체 및 주민 설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대별로 훈련장을 갖는 대신 현대식 종합훈련장을 확보해 지역 내 부대들이 순차적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부지 확보가 쉽지 않다. 부대 이전은 그 절차가 상상을 초월한다. 환경영향평가부터 검토해야 할 법규가 14가지가 넘는다. 이런 절차를 거쳐도 민주사회에서 주민 의사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기에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 경기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전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하루빨리 대체 장소를 물색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반면 군당국이 작전 소요와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선택한 화옹지구의 관할 관청인 화성시는 국방부와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수원 공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사시 북한 침략에 가장 빨리 출격할 수 있는 수도권 방어의 전초 기지다.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의 최근 미 의회 증언은 수원기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유사시 북한의 포격이 시작될 때 이를 견뎌내면서 가장 빨리 적의 원점을 공격해 무력화시키는 임무를 가진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단체에서는 남북평화를 위한다며 수원 공군기지 폐쇄까지 주장하고 있다. 부대 이전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피할 수 없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찬반 투표에 맡겨야 하고, 군당국은 화옹지구 주민들에게 필요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합의를 끌어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문제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결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지자체와 일부 시민단체의 완강한 입장이다. 물론 기지 이전에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안보에 필수적인 수원 군공항 폐쇄 주장은 도를 지나쳐도 너무 나갔다.

확고한 안보 없이 번영과 자유를 지킬 수 없다. 내 고장, 내 지역의 이익이 대한민국 안보보다 중요하다면 그 많은 공군기지, 사격장, 훈련장은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지자체 간 갈등과 이해 차이를 군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맡긴다면 이는 정치권의 책임 유기다. 지역구 주민들의 선심성 인기만을 고려하는 ‘포크 배럴(pork-barrel·돼지 구유통)’ 정치의 단면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다.

님비(NIMBY·기피시설 반대) 현상의 확대는 우리 안보에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받들며 안보라는 공공재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반만년 역사에 수많은 외침을 겪으면서도 오늘날 세계 10위 규모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일궈낸 것은 안보를 위해 온 국민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부대 이전을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군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으며 전투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가.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나라 지키는 일에는 모든 국민이 한마음이 돼야 부강하고 강건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

홍규덕 < 숙명여대 교수·정치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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