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단짝 캐디를 드디어 찾았다. 올 시즌 화려하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이 이번 US여자오픈 우승으로 4개월간의 ‘캐디 방황’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성현의 첫 캐디는 베테랑 콜린 칸이었다. 칸은 폴라 크리머(미국)와 12년간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 이전에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박세리의 캐디도 맡았다. 그러나 칸은 박성현과 좋은 호흡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3월 첫 대회부터 5월 초까지 7개 대회에 칸과 함께 출전한 박성현은 3위 1회, 4위 2회의 성적을 냈고, 나머지 4개 대회에서는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보통의 신인이라면 좋은 성적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슈퍼 루키’에게는 성이 차지 않았다.
결국 박성현은 칸과 결별했다. 세심한 스타일의 칸보다 ‘장타 여왕’ 박성현의 공격적 성향을 살려줄 캐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5월 열린 2개 대회에 크리스 매칼몬트를 임시 캐디로 고용한 박성현은 6월 초 개막한 숍라이트클래식부터 데이비드 존스와 함께했다.
공격적 성향인 박성현의 캐디로 낙점된 존스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끝난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6월 한 달간 출전한 4개 대회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메이저대회 제패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박성현도 이날 캐디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18번홀(파5)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긴 위기에서 캐디가 ‘항상 연습하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하라’고 말해줬다”며 “연습대로 샷이 나와 나도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존스는 전인지의 캐디였던 지난해 9월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도 결정적인 한마디로 전인지의 우승을 도왔다. 당시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3m 파 퍼트를 남긴 전인지는 “존스가 ‘이걸 넣으면 내가 저녁을 살게’라고 해준 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전인지의 캐디는 박성현과 시즌을 시작했던 칸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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