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성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사진)와 미국 하버드대 와이스 생체모방공학연구소 연구진은 전자기파를 흡수해 전기로 변환한 뒤 인공근육에 공급하면 종이접기처럼 접었다가 펴지는 소형로봇과 물체를 집을 수 있는 로봇팔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로보틱스 19일 자가 발표했다.
보통 로봇이 움직이거나 이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몸 안에 배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로봇 크기가 작아지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어 장시간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로봇에 별도 배터리를 넣지 않고 전자기파(무선)로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스마트폰들이 채택하는 공진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과 유사하다. 일정 주파수에 함께 진동하면 전자기장이 생기는 현상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밑변·높이가 2~3㎝인 정삼각형 폴리에스터 막에 전기가 공급되면 줄었다 펴지는 형상기억 합금과 전자기파를 전기로 바꾸는 평면 코일 등을 붙인 뒤 삼각형 면 형태의 팔 3개를 붙였다. 몸에 해롭지 않은 33㎑~118㎑ 대역 주파수를 3~4㎝ 거리에서 가하면 플라스틱 팔 세 개는 주파수에 따라 펴졌다 접힌다. 연구진은 미화 25센트 동전크기까지 크기를 줄여 실험한 결과에서도 이 사면체 로봇이 정확히 동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전자기파로 작동하는 로봇팔을 제작했다. 이 로봇팔은 주파수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앞뒤로 움직이고 물체를 집었다놨다까지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전자기파 전력만 조절하면 최대 1~2m 거리에서 무선으로 로봇을 작동시키고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세계적인 로봇 연구팀은 전자기파로 작동하고 조종되는 종이접기 방식의 초소형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무선 방식은 배터리가 필요없어 몸 안에 들어가서 장시간 활동하는 초소형 의료용 치료 로봇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로봇을 제어하는데 병원에서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종이접기 방식 로봇은 몸체 크기를 자유롭게 작게 했다 크게 펼칠 수 있어 향후 태양풍 돛을 펼쳐 우주를 날아다니는 탐사선과 트랜스포머 로봇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공동 교신저자로 참가한 고 교수는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세계 최초로 표면장력을 이용해 뛰는 소금쟁이 로봇 개발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고 교수는 “향후 여러 대 로봇을 무선 전자기파로 군집 운용하는 방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카카오톡 채팅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0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