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PB 신용카드'로 SSG페이 띄우기…효과 쓱 날까

입력 2017-07-20 09:51   수정 2017-07-20 09:53


신세계가 모바일 결제 서비스 'SSG페이'의 안착을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페이·페이코 등과 손잡은 롯데, 현대백화점과 달리 독자 노선을 고수하면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신세계는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를 통해 SSG 신용카드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기존 카드 사업자가 아닌 신세계가 전면에 나서 만든 'PB 신용카드'다.

이 카드는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계열사 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지원한다.

신세계는 SSG카드를 통해 모바일 결제만 가능한 SSG페이의 단점을 보완하고 각종 연계 혜택으로 SSG페이 보급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SSG카드는 SSG페이와 연동해 결제하면 기존 1% 적립에 0.5%를 추가 적립해 총 1.5%를 적립해준다. 가입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카드의 경우에는 자동으로 SSG페이와 연동돼 SSG페이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SSG페이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폐쇄성을 해결하는 대신, 그룹사 내 혜택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노선을 잡은 것이다.

SSG페이는 현재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업계 선두 업체들은 물론 650만 가입자를 확보한 NHN페이코에도 밀리고 있다. 신세계 그룹사 외에서 사용하기 힘든 태생적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빠르게 자리잡았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자사 회원을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페이코는 11번가·티몬·현대백화점 등과 손을 잡으면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반면 SSG페이는 이달 들어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이용처가 신세계 계열사로 제한된다. 53개 SSG페이 가맹점 중 신세계 계열사가 아닌 곳은 일부 명품·패션 매장 정도다.

이번에 출시한 신용카드 역시 혜택은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등 계열사 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에 집중돼 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 카드 기준 9000원으로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비싼 편이다. 올해 가입자들에게는 캐시백 혜택을 주지만 내년부터는 이들도 연회비를 내고 사용해야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회비가 큰 금액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며 "다양한 회원사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카드들에 비해 연회비가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가입하면 연회비를 100% 캐시백으로 돌려준다"며 "다른 카드들에 비해 신세계 계열사 이용 시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연회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SSG페이의 사용처를 외부로 넓히지 못한다면 결국 '우물 안 개구리'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혜택을 꼼꼼하게 챙기는 일부 소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객들은 1~2개 카드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처가 제한되는 결제 서비스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슷한 약점을 갖고 있는 롯데의 엘페이는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확장을 노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유통기업이기 때문에 외부 회원사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조금 더 발전된 타입의 멤버십 기능에 머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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