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 공룡'에 굴복한 미국 백화점…시어스 가전제품, 아마존서 판매

입력 2017-07-21 19:27  

글로벌 포커스

독자판매 고집 꺾고 입점
시어스 주가 한때 20% 폭등

신선식품·물류관리 등 아마존은 '포식 경영' 강화



[ 이심기 기자 ] 131년 전통의 미국 명문 백화점 시어스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우산’ 밑으로 들어갔다.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최대 경쟁자인 기존 유통업체까지 ‘전자상거래 공룡’에 굴복한 것이다. 아마존의 지배력이 모든 산업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공포마저 감돌고 있다.

◆백화점 자존심까지 무너뜨려

시어스는 자체 가전브랜드(PB) 켄모어 제품을 아마존에서 팔기로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켄모어 브랜드를 단 냉장고와 에어컨, 식기 세척기, 진공청소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판매 품목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와 연동되는 스마트형 모델도 포함된다. 소비자들이 알렉사를 통해 음성으로 켄모어 제품을 작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시어스는 밝혔다. 소파에 누워 알렉사에 음성으로 명령해 켄모어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에디 램퍼트 시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을 통해 시어스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미국 내 판매도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1886년 설립된 시어스는 비록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미국 백화점의 자존심과 같은 업체다. 2009년만 해도 시어스는 미국 50개 주에 2000개가 넘는 K마트와 시어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면 당시 아마존은 얼마 안 되는 물류 창구만 갖추고 있었을 뿐이다. 이후 9년 동안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미 중서부와 남부지역의 시어스 매장이 절반 넘게 폐쇄됐지만 아마존의 물류 거점은 30개 주에 걸쳐 260개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을 활용하기로 한 시어스의 선택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서치 업체 글로벌데이터리테일의 닐 손더스 이사는 “시어스가 오프라인 매장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켄모어라는 PB를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고객이 매장을 방문할 이유가 적어져 사업 측면에서 더 큰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무차별 공습 확산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로스의 주가는 4~5% 급락했다. 가전회사 월풀의 주가도 4.34% 추락했다. 관련 업체의 시가총액 125억달러가 사라졌다. 지난달 아마존이 미 최대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푸드 인수를 선언한 직후 월마트와 크로거, 타깃, 코스트코 등 관련 업체의 시가총액이 350억달러 급감한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이와 달리 시어스 주가는 10.6% 급등했다. 장중 한때 21%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CNBC 방송은 아마존이 시어스와 제휴해 가전시장을 접수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전방위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1위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가 아마존에 고개를 숙였다. 독자 판매를 고수해온 고집을 꺾고 아마존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아마존이 연말까지 홀푸드 인수를 완료하면 445개 매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CNBC는 이날 아마존이 소매 판매업체의 물류관리를 대행하는 FBA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접 제품을 구매해 세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미국 소매업체에 그들이 보유한 재고를 매입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소매 판매업체의 제품 공급망과 배송 서비스까지 장악하면 아마존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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