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디테일이 살아있다, 1924년부터 이어온 자수법 '르사주'

입력 2017-07-23 14:59  

마드모아젤 프리베전
무료 워크숍 참여해보니



[ 민지혜 기자 ]
샤넬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샤넬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회를 열었다. 샤넬의 브랜드 철학과 역사, 대표 제품 등을 무료로 전시한 이 행사에서 샤넬은 다양한 워크숍도 함께 진행했다. 오트쿠튀르(맞춤복), 레디투웨어(기성복), 액세서리 등에 두루 사용하는 자수 기법 ‘르사주’, 깃털과 플라워 장식을 만드는 ‘르마리에’, 하이 주얼리를 만드는 ‘구아슈 드로잉’, 샤넬을 대표하는 향수 ‘넘버5’를 만들어보는 워크숍 등으로 구성했다. 무료 워크숍으로, 미리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예약을 받았는데 한 달치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샤넬의 대표적인 오트쿠튀르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르사주를 배우기 위해 워크숍에 참가했다. 샤넬의 르사주 공방은 1924년 만들어진 장인들의 집합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장인들이 총 7만5000개의 자수 샘플을 만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수 공방이다. 2002년부터 샤넬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먼저 자수를 놓기 위한 검은색 천으로 덮인 테이블 앞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자수를 놓을 거울 브로치, 색색의 꽃과 구슬 장식이 담긴 주머니, 바늘, 가위 등이 놓여 있었다. 프랑스 르사주 공방에서 온 전문가들이 어떻게 자수를 놓는지 설명해줬다. 실을 위아래로 단단히 여러 번 교차해 시작점을 튼튼하게 한 뒤 원하는 꽃을 골라 구멍 위에 올리고 실로 꿰는 방식이었다. 이때 꽃 위에 작은 구슬로 매듭짓듯 마무리해야 풀리지 않는다. 꽃잎 모양의 장식을 옆에 붙이거나 큰 꽃 위에 작은 꽃을 겹쳐 올리는 등 원하는 디자인대로 자유롭게 수를 놨다. 가급적 바깥 테두리부터 빙 둘러 꽃을 채운 뒤 가운데는 마지막에 채워야 꽃이 봉긋하게 올라와 입체적인 브로치가 완성된다.

생각보다 시간은 오래 걸렸다. 작은 브로치 하나를 채우는 데 50분가량 걸렸다. 수를 놓은 뒤엔 바탕이 된 검정 천을 브로치 모양대로 자른 뒤 뒷부분을 스티커로 붙여 마감하면 된다. 그 스티커에는 옷핀이 달려 있기 때문에 가방이나 옷, 모자 등 원하는 곳에 달 수 있는 형태였다. 르사주 공방 관계자는 “프랑스 공방에서도 이런 기본 방식을 활용해 자수를 놓고 있다”며 “적게는 몇십 시간부터 많게는 몇천 시간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들여 자수를 놓는 오트쿠튀르가 많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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